이갈이는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의외로 흔하고 부작용이 많은 현상이다. 이갈이는 수면중 일어나는 생리적 현상으로 신체의 다른 부위에 병적 변화를 일으킬 정도가 되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원인은 스트레스, 알콜과 약물의 영향, 유전적 소인, 중추신경계의 장애, 위식도 역류, 수면동안 기도유지를 위한 노력의 일환 등 다양한 원인이 중첩돼 발생한다.
보통 10대부터 30~40대까지 높은 빈도로 나타나다가 연령이 증가하면서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며, 성별에 따른 차이는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나이를 들수록 치아나 치주조직, 근골격계가 약해진 상태에서 이갈이가 심하면 더 많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턱관절 부위의 관절잡음, 통증, 개구제한, 특히 아침에 턱이 걸려 잘 벌어지지 않는 현상, 입이 틀어져서 벌어지는 현상, 두통, 목 어깨결림, 귀의 통증, 이명 등이다.
안면에는 교근의 비대, 사각턱, 비대칭이 일어날 수 있다. 치아에는 치조골 상실로 잇몸이 약해지고 이가 흔들린다. 양치질도 잘하고 당뇨 등 소모성 질환이 없음에도 다른 사람보다 치주질환이 심하다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또 마모가 진행돼 젊을 때는 보통 송곳니의 마모부터 시작해 송곳니 끝부분이 일자로 닳아지고, 나이가 들수록 어금니의 교합부위까지 닳아 편평해지며, 더 심해지면 전치부까지 이가 닳아 모서리 부분이 날카로워지며 뭉퉁해지고 짧아지게 된다. 그 밖에 치아를 흔드는 과정에서 치경부 마모증(치아와 잇몸사이 뿌리부분이 패이는 현상)이 전반적으로 나타나며 이를 때워도 잘 떨어진다. 요즘은 임플란트 환자도 많은데 임플란트와 크라운의 연결나사가 잘 풀리거나 부러지며 몇 년이 지나면 임플란트 주위의 골 흡수가 진행돼 임플란트 수명이 짧아지게 되며 아주 심한 경우에는 임플란트 자체가 부러지기도 한다.
그 외 혀측면과 협점막에 압흔이 나타나거나 심한 경우 점막질환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진단은 수면중 근전도나 수면검사가 정확하나 현실적,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많아 보통 환자의 근육상태, 치아의 마모위치나 정도, 방사선 사진을 통한 턱관절과 하악각의 상태, 야간 구강내 이갈이 검사틀을 3~4일 정도 착용해 비교적 쉽고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다.
치료는 약물요법, 물리요법, 구강내 장치물요법, 주사요법으로 이갈이의 정도를 줄여줘 생리적 현상이 병적인 상태로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도록 하고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유도해 주도록 한다. 구강 내 장치물은 이갈이로 인해 마모되므로 교합조정을 주기적으로 시행해야 하며 상태에 따라 끼우는 시간도 전문가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 부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 장치물의 종류도 수없이 많으므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한 치료방법이다.
이갈이는 이가는 소리로 본인이 진단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 소리나지 않게 이가는 사람이 훨씬 많으며 ‘나는 입벌리고 자니까 이 안간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이 가는 시간은 깊은 수면단계에서 얕은 수면단계로 이동할 때 단 몇 초에서 몇 분에 이르기까지 짧은 시간 몇 번 발생하므로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코는 곯아도 이는 안 간다’는 것도 잘못된 생각이다. 수면중 산소가 부족해지면 우리 몸은 각성을 통해 몸을 뒤척여 기도를 확보해 산소를 흡입하게 된다. 이갈이가 이런 각성의 한 예로 나타날 수 있다. 한쪽으로만 이를 가는 경우 안면 비대칭이 심해질 수 있다.
수면 중에는 상하악 치아는 떨어져 있는 것이 정상이지만 이갈이를 할 경우 기상시 몸이 개운치 않으며 두통이나 뺨의 뻐근함 치아의 둔통을 느낄 수 있다.
/엄창호 전주 바른턱코앞구강내과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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