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개막한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는 전통음악이 간직한 정통의 향기를 그대로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담겼다. 사제동행으로 기획한 ‘판소리 다섯바탕’과 올해 주목할 젊은 소리꾼들의 꾸미는 ‘젊은 판소리 다섯바탕’, 기악독주의 절정으로 이끌 ‘산조의 밤’, 인류의 바람을 녹여낸 ‘전북농악시리즈’다.
△소리축제 안방마님 ‘판소리 다섯바탕’
판소리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마주하는 시간, 소리꾼들의 기량을 확인할 무대가 3일부터 6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펼쳐진다.
3일 오후 1시 이난초·임현빈 ‘수궁가’, 오후 5시 송순섭·이자람 ‘적벽가’, 5일 오후 1시 조통달·유태평양 ‘흥보가’, 오후 4시 김영자·최현주 ‘심청가’, 6일 오후 5시 김명신·정상희 ‘춘향가’ 등 다섯 빛깔의 특별한 무대가 ‘사제동행’으로 새롭게 관객을 맞는다.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이 무대에서는 판소리의 살아있는 역사를 마주할 수 있는 장으로 꾸며진다.
주목해야 할 올해의 젊은 소리꾼들도 한 자리에 모인다. ‘젊은 판소리 다섯바탕’을 그릴 주자로는 이성현, 김율희, 정윤형, 최잔디, 권송희 등 다섯 명. 매일 오후 2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뒤편 편백나무숲에서는 치열한 공모를 통해 선발된 젊은 소리꾼들이 들려주는 판소리 다섯바탕을 만나볼 수 있다. 우천시 모악당 로비로 옮겨 진행한다.
△관악기 특집 ‘산조의 밤’이 전하는 바람
바람의 기원인 관악의 대가를 만난다. 관악기 특집으로 꾸며진 ‘산조의 밤’에서는 피리 연주자 최경만, 대금 연주자 원장현 명인이 정통 기악연주의 정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대숲을 울리고, 바람에 길을 내다’라는 주제로 기악 명인들의 수준 높은 독주는 물론 유지숙 명창, 장문희 명창과 함께 빚어내는 즉흥 시나위까지 한 자리에서 풀어낼 예정이다. 정통 산조의 깊이 있는 멋과 새로운 매력을 동시에 만끽할 무대.
최경만 명인은 “각자가 가진 특이한 가락이 하나둘 나오면서 대화하듯 어우러지는 경험을 했다”며 “연습기간 전세계의 악기가 모여서 함께 좋은 이야기를 듣는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원장현 명인도 “전주세계소리축제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이번엔 독주 외에도 제자들과 함께 하는 순서가 있어 뜻깊다”며 “특히 이 고장 출신인 음악인들과 함께 하는 대금과 소리의 만남에 주목해보시라“고 말했다.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스테디 기획, 정통 기악 연주의 정수 산조의 백미를 만나는 시간 ‘산조의 밤’은 5일 오후 8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펼쳐진다.
△모두의 바람을 담아 펼치는 ‘전북농악시리즈’
닷새간 매일 다른 지역의 농악을 선보일 ‘전북농악시리즈’는 축제의 주제인 ‘바람’의 의미를 담아낸 주요 기획이다. 인류의 소원을 의미하는 ‘바람(Wish)’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농악’을 집중 조명하는 시간.
농악은 공동체 의식과 농촌 사회의 여흥 활동에서 유래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연 예술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조세훈 씨는 “9월 남원농악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돼 기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이번 축제를 통해 세계적인 무용수 두 분과 함께 선보이게 돼 행복하다”고 개막공연에 참여하는 소감을 밝혔다.
2일 오후 6시 임실필봉농악, 3일 오후 5시 남원농악, 4일 오후 5시 정읍농악, 5일 오후 5시 고창농악, 6일 오후 5시 이리농악 순으로 ‘어울림과 대동의 판’을 상징적으로 그려내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놀이마당을 채운다. 우천시 연지마당으로 옮겨 진행한다.
남녀노소, 계급과 계층을 막론하고 평등과 평화라는 어울림의 가치를 예술로 승화해 온 농악을 새롭게 만나볼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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