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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립극단 명작시리즈, 셰익스피어 4대 비극 꺼낸다

22~27일 6일간 전주 덕진예술회관서 ‘오델로’ 6회 공연
원형 유지하되 현대극 각색, 시대 감성 맞는 연극 구성
4년간 걸쳐 햄릿, 리어왕, 맥베드로 가을 정기공연 계획

전주시립극단 단원들이 오는 22일 막을 올리는 공연 ‘오델로’를 연습하고 있다.
전주시립극단 단원들이 오는 22일 막을 올리는 공연 ‘오델로’를 연습하고 있다.

올해부터 4년간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을 전주의 연극무대에서 만나게 됐다.

전주시립극단은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고전 명작시리즈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오델로’, ‘햄릿’, ‘리어왕’, ‘맥베드’를 매년 한 작품씩 가을 정기공연을 통해 선보인다고 밝혔다.

첫 주자는 현대판으로 각색한 ‘오델로’다. 시대의 흐름과 감성에 맞춰 새 옷을 입혔다.

전주시립극단 제116회 정기공연으로 22일부터 27일까지 덕진예술회관에서 막을 올린다. 평일은 오후 7시 30분, 주말은 오후 4시 공연.

‘오델로’의 원작 속 17세기 전쟁을 진두지휘하던 베니스의 장군을 21세기로 데려오면서 ‘천재 영화감독’이라는 새 역할을 부여했다. 고결한 심성과 순수한 사랑을 간직한 여주인공 ‘데스데모나’는 영화제의 스타 ‘무비 퀸’으로 변신했다.

이종훈 전주시립극단 예술감독은 “낯설고 어렵다 생각하기 쉬운 고전을 현대판으로 각색하는 과정에서 원작 원형의 모습을 잃지 않고 더 풍성한 작품을 구성함으로써 관객들의 이해도를 높이고자 했다”며 “연극만이 가질 수 있는 순수예술의 특성을 살려 연극의 진미를 무대 위에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번 무대에서 원형을 기반으로 현대극 각색을 감행했지만 세익스피어 4대 비극의 큰 특성인 인물의 내적 갈등과 내면적인 투쟁은 그대로 살렸다. 오델로의 조감독이 되어 충실한 척 위선을 떠는 ‘이아고’는 사탄과도 같은 간악한 꾀로 오델로의 머릿속을 의심과 질투심으로 가득 채운다.

극의 중심인물 ‘오델로’ 역시 군인의 세계에서 영화인의 세계로 옮겨왔을 뿐, 음모와 의혹에 둘러싸인 질투심으로 자기 스스로와 연인 ‘데스데모나’의 숨통을 옥죄인다. ‘늙은 흑인’이라는 콤플렉스에 집착하며 점차 심화되는 내면적 투쟁은, 급기야 오델로를 괴물로 만들어 죽음의 벼랑 끝으로 몰고 간다.

특히, 이번 공연의 백미는 ‘흑백 대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포스터에도 잘 드러나 있듯 인물들은 무대 위에서 자신을 ‘흑’과 ‘백’ 둘 중 하나에 맞춘다.

극 초반부터 오델로와 이아고가 만나는 장면에서는 선과 악의 대립이 관객들의 시선을 끈다. 데스데모나의 순수한 열정은 ‘선’으로 대표되는 백색 그대로인데, 그를 의심하는 눈초리는 검은 ‘악’으로 오염돼있다. 또한 극과 극으로 치닫는 오델로의 내적갈등은 그를 땅바닥에서부터 하늘꼭대기까지 내동댕이친다.

전주시립극단 관계자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듯 고귀한 인물이 행복의 절정에서 별안간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과정에서 인간의 여러 선택과 갈등을 읽을 수 있다”며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현대극으로 각색한 이번 ‘오델로’ 공연을 비롯해 4년간 매년 가을 선보일 고전명작시리즈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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