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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침을 여는 시] 계절의 미아 - 최상섭

여름 내내 초록의 왕관을 썼던 이파리들이

시방은 스치는 바람에도 힘없이 떨어져 보도 위를

수북하게 덮는다

 

지는 것이 어찌 낙엽뿐이겠는가 마는

새벽안개 속으로 미아가 되어 사라지는 시절의 아픔이

끈적끈적한 정으로 남는다

 

말없이 떠나가는 세월의 속물들

그것들 중에는 샛노란 은행잎 같은 청초한

나의 인연들도 있었다

 

어떻게 뒤도 한 번 돌아보지 않고 저렇게

말없이 사라져 버릴 수 있을까?

 

이 쓸쓸한 계절에 미련도 남겨두지 않고

떠나가는 가을의 미아여

푸른 하늘에 그리운 시절의 파란 동공을 그리며

떠나가는 철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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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없이 떠나가는 것들의 계절이 곧 돌아온다. 여름 내내 초록의 향연을 벌였던 나무 이파리들이 이제 가을 속으로 속수무책, 속수무책 사라진다. 이미 지나간 것들을 돌아보지 말라.

미련 없이 떠나는 것들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은행잎은 떫던 제 생을 다 익혔으므로 저리 가벼이 떠나는 것이다  /김제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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