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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시선] 살처분의 추억

스틸 = EBS1 다큐시선
스틸 = EBS1 다큐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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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 EBS1 다큐시선
스틸 = EBS1 다큐시선

나는 살처분 노동자입니다

살처분 현장에는 공무원, 수의사, 방역사, 일용직 노동자 같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투입된다. 소를 전문으로 보는 대동물 수의사 이제인 씨는 2017년 구제역 당시 살처분에 참여했다. 평소 아픈 소를 치료하는 일을 하지만, 가축 전염병이 돌기 시작하면 그와 반대되는 일을 한다. 최대한 신속하게 많은 소를 죽여야 한다. 전염병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면 안할 수도 없지만, 그때의 기억은 지금은 그를 괴롭힌다. 그는 지금 어디선가 살처분하고 힘들어하는 누군가에게, 또 미래에 현장에 동원되었다가 트라우마로 힘들어할 누군가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한다. ‘당신은 잘못한 게 아니다’라는 것이다.

두 번째 살처분입니다

맨정신으로는 버틸 수 없는 살처분을 두 번이나 겪은 사람도 있다. 젊은 농장주, 이창번 씨는 2011년 구제역 당시 살처분했고, 2019년에도 아프리카돼지열병 살처분 대상자가 됐다. 그의 농가에 있는 돼지는 병에 걸리지 않았지만, 연천 전 지역에 ‘예방적 살처분’ 명령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발하려고 했지만, 누구도 어길 수 없는 상황이다. 이동중지 명령으로 출하를 하지 못하게 되자, 돼지들은 밀집사육으로 힘겨워하고, 빚은 늘어만 간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모두 종식되고 다시 돼지를 키울 수 있을 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더 걸릴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기약 없는 실직자 생활과 막막한 생계, 이 모든 걸 그는 또다시 묻어야 한다.

묻었다고 끝난 게 아니다

살처분된 가축이 묻힌 매몰지는 3년이 지나면 법적으로 사용 가능한 땅이 된다. 2000년대 이후 생긴 매몰지는 6,111곳이다. 매몰지를 빨간 점으로 찍으면, 축사가 모여있는 지역은 핏빛으로 물든다. 문선희 작가는 2014년부터 구제역 매몰지 100여 곳을 돌아다녔다. 3년이 지난 그 땅은 과연 회복됐을까? 그러나 그녀가 본 광경은 충격 그 자체였다. 물컹한 땅에는 알 수 없는 냄새와 곰팡이, 죽어가는 풀들이 무성했다. 가축 매몰지는 점점 쌓여가는 살처분 수만큼 점점 늘어만 간다. 더 이상 묻을 곳이 없을 정도로 빼곡하다는 매몰지에서는 침출수 유출이라는 환경오염 문제까지 대두되고 있다. 과연 ‘묻기만 하면’ 다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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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스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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