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상 습진은 비교적 경계가 명확한 동전 모양의 습진성 피부 질환이다. 임상적으로 가려움증, 홍반, 인설, 구진, 수포, 진물 등의 증상을 보이며, 주로 무릎 아래쪽의 하지, 손등, 발등 등의 부위에 발생한다. 대개 만성적이며, 발병 기간이 길수록 치료가 어렵고 재발하는 경향을 보인다.
화폐상 습진은 특징적인 형태와 임상 증상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급성기에는 작은 물집 및 구진, 특징적인 동전 모양의 경계가 뚜렷한 홍반성 판이 형성되고, 만성기에는 건조와 인설을 동반한 태선화된 판이 형성된다. 병변은 직경 약 2~5cm 정도이며, 10cm 이상 되는 경우도 있다. 가려움증의 정도는 다양하나 심한 경우 발작적이고 강박적이며 수면 중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화폐상 습진과 같은 만성 피부 질환은 가려움증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많은 불편감을 가져오며 사회적, 심리적 측면에서 환자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화폐상 습진은 물리적 또는 화학적 자극, 유전적 요인, 정서적 긴장, 세균과의 관련, 알레르기 등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피부 건조와 연관이 있어 겨울철 및 노인에서 발생 빈도가 높다.
일반적으로 화폐상 습진 치료 시 국소 스테로이드제를 도포하거나, 전신 스테로이드제와 항히스타민제를 투여한다. 2차 감염이 동반된 경우 항생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국소 스테로이드제의 경우 장기간 사용 시 내성, 표피 및 진피 조직의 위축과 약화로 인한 모세혈관 확장, 자색반 또는 멍, 피부 궤양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이에 약물의 부작용을 방지하고 치료 효과를 지속적으로 유지시키는 것이 관건이며, 시의적절하고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또한 화폐상 습진의 원인, 증상, 심한 정도, 환자의 건강 상태 및 생활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치료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화폐상 습진을 습창(濕瘡), 침습창(浸濕瘡) 등의 범주로 보고 있다. 품부(稟賦)가 불내(不耐)하고 습열(濕熱)이 내온(內蘊)한데 다시 풍습열사(風濕熱邪)의 침습(侵襲)을 받아 사기(邪氣)가 상박(相搏)하여 기부(肌膚)로 외발(外發)하게 되어 발생하며, 발병 원인은 크게 음식부절(飮食不節), 정지내상(情志內傷), 외사침습(外邪侵襲) 등으로 나뉜다. 치료 시 증상 및 전신적인 상태를 고려하여 발병 시기 및 증상의 정도에 따라 변증 및 처방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에 습열형(濕熱型), 혈열형(血熱型), 습저형(濕阻型), 혈조형(血燥型) 등으로 나누어 용담사간탕, 서각지황탕, 제습위령탕, 소풍산, 황련해독탕, 양독백호탕 등의 처방을 활용하며, 여기에 침구 치료 등을 병행한다. 만성 피부 질환의 경우 인체 내부의 면역력을 활성화하여 인체 스스로 질병을 이겨낼 수 있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화폐상 습진은 재발과 악화가 반복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환자의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기 위하여 보습제를 사용하게 하고, 장시간의 목욕이나 뜨거운 물 사용, 세정력이 강한 비누 사용 등은 피하도록 하며, 목욕 후에는 3분 이내에 보습제를 도포할 것을 권장한다.
또한 평소 과로나 흡연, 음주, 스트레스를 줄이고, 적당한 운동과 휴식을 통해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피부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며, 감염에 주의하고,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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