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회장님은 저희와 평생을 함께한가족이자 큰 스승님이었습니다. 엄격하지만 동시에 자상했고, 부하들을 아주 끔찍이 사랑하셨습니다”고(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측근인 김태구(81) 전 대우자동차 회장은 10일 수원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김 전 회장 빈소에서 이같이 고인을 추모했다.
김 전 회장은 아주대병원에 숙환으로 11개월 간 입원하다 전날 오후 11시50분 별세했다. 이날 오전 10시 조문이 시작되기 전부터 옛 대우그룹 출신 인사들이 속속 빈소에 도착했다.
김태구 전 회장을 비롯해 장병주 전 ㈜대우 사장, 장영수·홍성부 전 대우건설회장, 강병호·김석환 전 대우자동차 사장, 유기범 전 대우통신 사장, 추호석 전 대우중공업 사장, 신영균 전 대우조선공업 사장 등 ‘김우중 충신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대우그룹 해체 후 뿔뿔이 흩어졌던 ‘대우맨’들이 2009년 김 전 회장을 중심으로모여 설립한 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장례 절차 전반을 맡았다.
㈜대우의 마지막 사장이자 김 전 회장의 최측근인 장병주 대우세계경영연구회 회장은 김 전 회장이 평소 밝힌 유지와 최근의 건강 상황 등을 상세히 전했다.
이날 빈소를 찾은 ‘대우맨’들은 백발 노인부터 아직 현직에 있는 중년까지 다양했다. 전날 밤 부고가 전해진 후 전국에서 대우맨들이 줄지어 장례식장을 찾고 있으며, 온라인으로도 애도를 표했다.
대우맨들은 김 전 회장이 지독한 ‘워커홀릭’이었다고 추억했다. 김 전 회장은 1990년대 해외 시장 개척을 기치로 선언한 ‘세계 경영’에 따라 1998년 말 현지법인 396개를 포함해 해외 네트워크 589곳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회사를 키웠다.
김 전 회장은 재계 2위 그룹의 총수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부도를 내고 해외도피 생활을 하는 등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보냈다. 불미스럽게 그룹이 해체됐지만, 몸담았던 대우맨들의 회사에 대한 로열티는 당시 어깨를 겨눴던 삼성, 금성(현 LG), 현대 등 다른 그룹보다 높기로 유명하다.
김 전 회장은 일찍부터 학연이나 지연 등이 아닌 능력과 성과로 인재를 발탁한 것으로 유명했다. 대우맨들 중 일부는 그룹이 해체된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재계 현직에서 활약하고 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한화그룹 김현중 부회장, 바이오리더스박영철 회장, 아주그룹 이태용 부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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