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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판데믹

박인환 논설고문

전 세계 6대륙 가운데 유일하게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남아있던 남미의 브라질에서 지난주 확진자가 나오면서 미국 CNN 방송 평가대로 ‘남극을 제외하고 전 대륙이 ’코로나19‘에 감염’ 됐다.

2일 현재 ‘코로나19’ 발생국가는 전 세계 64개 국가에서 환자는 8만7000여명에 사망자는 300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코로나19’에 대한 세계적 위험수준을 ‘매우 높음’ 단계로 올린 WHO(세계보건기구)가 여전히 가장 높은 단계인 ‘판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을 미루는 등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WHO는 ‘증세는 우려스럽지만 아직 세계적 대유행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WHO의 사무총장은 ‘자칫 공포를 조장할 수 있다’고 까지 말하고 있다. ‘대유행 가능성은 있지만 이미 최고 수준의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으로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감염병 학자들 사이에는서는 ‘코로나19’가 이미 판데믹 상황에 진입했다는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다.

‘판데믹(Pandemic)’은 ‘모두’를 의미하는 ‘pan’ 과 ‘사람’을 의미하는 ‘demic ’이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단어다. 두 대륙 이상 넓은 지역에 겹쳐 발생하는 강력 감염병에 해당할 때 선언한다. WHO가 1948년 설립된 이후 판데믹을 선언한 감염병은 1968년 홍콩 독감과 2009년 신종플루 발병 때 두차례이다. 당시 사망자는 각각 100만명, 2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3년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과 2015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때는 판데믹으로 분류하지 않았다. 아시아 중심으로 확산됐지만 전 세계적으로 전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지금까지 판데믹 상황의 대표적인 감염병으로는 14세기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몰살시킨 페스트를 비롯 1918년 유럽대륙에서 5000만명 이상 사망자를 낸 스페인독감 등을 꼽을 수 있다. 당시에는 비위생적인 환경과 낮은 의학기술로 감염병의 확산을 제어하지 못했다면, 의학기술이 고도로 발전한 현대사회가 감염병 대유행 시대가 된 것은 문명의 급속한 발전으로 전파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문명발전이라는 미명아래 저질러지는 자연 훼손에 따른 기후변화와 자국 이기주의에 따른 무한경쟁도 무시못할 요인이 될 것이다.

‘코로나19’에 대한 WHO의 판데믹 선언 여부를 떠나 고개 숙일 줄 모르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당장 우리에겐 ‘발등의 불’이다. 한국인 입국을 거부하거니 통제하는 국가가 계속 늘고 있다. 불안과 공포로 국민들 일상은 멈춰서버린 느낌이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파탄지경이다. “병들어 죽기 전에 굶어 죽겠다”는 비명까지 나오는 지경이다. 정부도 나름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국민들도 감염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 고비를 슬기롭게 넘겨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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