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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형 재난기본소득 들여다보니…신청 기준 '복잡'

건강보험료 본인부담금 하위 40~50% 이하
일용직 등 증빙 어려운 직업군 선별 혼선 우려
단순 서류로 선별 어려운 경우 선정위 판단 필요
전주시 관계자 "양보 미덕 발휘해 달라" 당부

지난 27일 김승수 전주시장이 시청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전주형 재난기본소득 시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지난 27일 김승수 전주시장이 시청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전주형 재난기본소득 시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전주시가 지난 27일 코로나19 사태로 생활고를 겪는 시민과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전주형 재난기본소득 시행에 들어갔다.

‘현금 퍼주기’ 논란을 넘어 전국 최초로 코로나19 사태 극복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는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처음 도입된 정책인 만큼 현장에서 혼란도 예상된다.

신청 기준이 복잡해 대상자들의 혼란이 우려되고 비대상자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불만 표출 우려도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정부와 다른 지자체는 보편적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나서 전주시와 대조를 보인다.

 

지원 대상은 코로나19로 피해 입은 전주시민

전주형 재난기본소득 지원 대상은 원칙적으로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입은 전주시민이다.

올해 3월1일 기준 만15세 이상 전주시민으로,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중 △본인부담금 2만5840원 이하(1순위) △본인부담금 4만7260원 이하 시민 중 지난해 12월·올해 1월 대비 올해 2월·3월 소득이 감소한 시민(2순위)이 대상이다.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는 재산세 23만 원 이하 납부자에 한해 △본인부담금 6만6770원 이하(1순위) △본인부담금 7만4670원 이하 시민 중 지난해 12월·올해 1월 대비 올해 2월·3월 소득이 감소한 시민(2순위)이 해당된다.

전주시는 당초 지원 기준을 가구 중위소득 80% 이하로 잡았지만 건강보험료 본인부담금으로 바꿨다. 더 명확한 지원 기준을 잡기 위해서다. 지원대상 1순위와 2순위는 전주지역 건강보험료 본인부담금 기준 각각 하위 40%와 5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건강보험료 하위 50%는 가구 중위소득 100%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신청 기준 단순치 않아 현장 혼란도

30일 전주시에 따르면 전주형 재난기본소득 신청자는 접수가 시작된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모두 1232건이었다.

신청 기준이 마련됐지만 단순 서류로 증빙이 어려운 직업군도 있어 혼란도 예상된다. 이런 경우 재난기본소득대상자선정위원회 판단이 필요하다.

직장건강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일용직 노동자 등의 경우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 누구보다 어려운 형편이지만 기준에 못미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반면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올해 2월이나 3월 소득이 줄어 신청 자격에 부합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12월이나 올해 1월 수당과 상여금 등으로 많은 월급을 받은 뒤 2월이나 3월 기본급만 수령해 수입이 감소한 경우다. 이런 경우 제도 취지에 비춰 지원대상이 아니지만 신청자격에 부합하는 혼란이 뒤따른다.

이에 전주시는 선정위원회 판단을 거쳐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지원에 누락되는 시민을 구제하고 비양심적인 신청자들을 가리겠다는 것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기준에 부합하지 않지만 실질적인 피해가 있는 시민들은 추후 확인 작업을 통해 지원할 계획이다. 국가재난 상황에 처음 도입된 제도라 허점이 있을 수 있다. 시민들의 양보하는 미덕을 바란다”고 말했다.

 

어떻게 지급되나

전주시는 지난 27일부터 재난기본소득 신청을 받았다. 신청·접수는 다음달 24일까지 이어진다. 선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1순위자는 10일 이내, 2순위자는 다음달 29일까지 선정한다.

대상자에 선정되면 결과를 통지하고 2~3일 안에 전북은행에 통보해 기명식 선불카드를 발급한다.

지급되는 선불카드는 52만7000원이 충전돼 오는 7월31일까지 유흥업소와 사치품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한 전주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 기간 전북은행은 전주형 재난기본소득 콜센터를 운영해 선불카드 사용 혼란에 대비한다.

 

정부와 다른 지자체 같이 보편적 지원 나서 전주시와 대조

전주시는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선별적으로 재난기본소득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다른 지자체는 ‘기본소득’에 충실한 정책을 내놓고 있어 전주시와 대조를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회의에서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중산층을 포함한 소득하위 70% 가구에 대해 4인 가구 기준으로 가구당 10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같은 날 군산시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르면 다음 달 모든 시민에게 1인당 10만 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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