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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식품과학이야기] MSG 만드는 미생물 공장, 코리네박테리움

최재웅 한국식품연구원 연구원
최재웅 한국식품연구원 연구원

우리는 5번째 맛이라 불리는 감칠맛을 MSG에서 손쉽게 얻고 있다. 2018년 MSG의 정식 표기가 화학조미료에서 향미증진제로 바뀌고 세계보건기구(WHO), 미국식품의약국(FDA),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MSG의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발표하는 등 기존에 만연했던 MSG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차츰 긍정적으로 전환되고 있다.

또한 ‘쿡방’ 등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면서, MSG로 대변되는 발효 조미료의 국내 시장규모는 2016년 387억 원에서 2018년 401억 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많은 사람에게 친숙한 물질이 된 MSG는 과연 어떻게 만들어질까?

1908년 감칠맛을 내는 성분인 글루탐산이 다시마에서 추출되었다. 초기에는 주로 글루텐 단백질 분해를 통해 글루탐산을 획득하였으며, 결정화를 위해 수산화나트륨을 첨가하여 MSG를 생산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주로 콩을 이용하여 MSG를 생산하였으나 공정에 사용되는 염산의 위험성, 낮은 MSG의 수율 및 순도와 같은 문제가 지적됨에 따라 까다로운 화학공정은 쇠퇴하고, 저렴한 사탕수수 원액 등을 미생물 먹이로 사용하여 글루탐산을 생산하는 발효공정이 채택되기 시작하였다.

대부분의 미생물은 글루탐산을 생산할 수 있으나 종류별 특성이 다양했기에 최적 미생물을 탐색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이루어졌다. 1957년, 650여 종이 넘는 미생물의 분석 결과 높은 생산성을 보이는 미생물을 발견하였으며 이는 후에 ‘코리네박테리움 글루타미쿰(이하 코리네박테리움)’으로 명명되었다. 이후 MSG는 미생물을 이용해 대량 생산된 제품 중 페니실린 다음으로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코리네박테리움만의 특징은 무엇일까? 코리네박테리움은 글루탐산을 잘 생합성할 뿐 아니라, 추출 및 정제공정에 용이하게 세포 밖으로 글루탐산을 분비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수율 증대를 위해 계면활성제 사용이나 온도 조절 등 다양한 방법이 연구됐으며, 유전자 및 대사회로의 개량도 이루어졌다. 최근에는 투입한 포도당 대비 98%의 글루탐산 전환율을 얻는 데 이르렀으며, 그 결과 우리는 저렴하고 안전하게 감칠맛을 얻을 수 있게 됐다.

다양한 연구 결과 코리네박테리움은 인간 및 동물이 자연적으로 얻을 수 없는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도 생산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라이신은 사료 첨가제 등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으며, 이 밖에도 트립토판, 메티오닌 등 다양한 아미노산이 최신 발효공정을 통해 대량 생산되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독일, 중국, 일본 등에서 코리네박테리움 발효를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들도 코리네박테리움 발효공정을 확립해 세계 라이신 및 트립토판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이처럼 코리네박테리움은 감칠맛을 책임지는 것은 물론 중요한 아미노산을 만들어내는 등 우리 식탁에 필수적인 미생물이다. 뿐만 아니라 낮은 칼로리와 기능성을 동시에 가진 당류를 생산하는 등 식품소재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의약용 단백질 및 바이오케미컬의 연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오늘 식사를 하면서 이러한 코리네박테리움의 고마움을 한 번쯤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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