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피의자 A씨, 수천만원 도박 빚 있어
"피해자 B씨 돈 빌리기 위해 만났다" 진술
경찰 “피의자 침묵, 정확한 살해 동기 어려워”
전주에서 실종된 3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A씨(31)가 돈을 빌리던 중 거절당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4일 전주완산경찰서에 따르면 피의자 A씨는 범행을 저지르기 전까지 전주에서 퀵서비스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고 월 수익이 약 600~700만원 정도였지만, 이러한 고수익에도 A씨는 도박 빚에 시달렸다.
경찰에 따르면 그의 도박 빚은 약 수천만원에 달하고, 평소 도박 자금 마련과 도박 빚을 갚기 위해 회사 직원들에게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빌렸으며 친누나들에게도 빚을 갚아달라면서 협박까지 했다.
A씨는 피해자 B씨(34·여)에게도 돈을 빌리기 위해 만났다고 진술했다.
두 사람은 14일 오후 10시 40분께 전주시 효자동 한 초등학교 앞에서 만나 전주 일대를 돌다 차량 내부에서 다툼이 생겼다.
경찰이 확보한 전주효자공원묘지에서 농진청 인근 CCTV 영상에는 조수석에 탑승한 피해자가 운전석에게 있던 A씨에게 무언가 사정을 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으며, 당시 피해자가 A씨에게 폭행을 당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후 11시 16분께 전주 외곽에서 B씨가 살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피해자 계좌에 있던 48만원이 A씨의 통장으로, 피해자의 300만원 상당 금팔찌는 A씨의 아내에게 갔다.
범행 이후 A씨는 시신을 유기하기 위해 주변을 돌아다녔으며, 다음 날 오전 12시 18분께 전주 용복동 한 마을에 도착해 숨진 B씨를 조수석에서 트렁크로 옮겼고 B씨의 슬리퍼와 마스크, 모자, 휴대전화 등을 인근에 버렸다.
오전 1시께 집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한 A씨는 당시 트렁크에 B씨를 실은 상태였지만 오전 5시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친구들과 노는 대범함도 보였다.
집으로 돌아온 그가 태연하게 트렁크를 열어 B씨의 상태를 확인하고 문이 잘 닫혔는지 살펴보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A씨는 같은 날 오후 3시께 유기 장소 물색을 위해 진안 성산면과 임실 관촌면 일대를 돌았고, 오후 3시부터 오후 7시 사이 마지막 행선지인 임실 관촌면 회초천 포동교 인근 덤불 숲에 B씨를 유기했다.
이후 자신이 운영하던 퀵서비스 회사를 동생에게 양도했고 휴대전화로 ‘살인 공소시효’와 ‘졸피뎀’을 검색하는 등 18일부터 시작된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도피하기 전까지 대부분 집에서 지냈다.
현재 A씨는 B씨가 직접 자신에게 계좌이체를 해줬으며,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둘의 관계를 내연 관계로 진술하는가 하면, 우울증 약을 복용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는 등 범행을 자백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해 동기 등을 두고 그의 차량에서 발견된 콘돔과 과거 성범죄 전과 때문에 이번 살인 역시 성범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현재 경찰은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피해자와의 내연 관계 등을 주장했지만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그렇지 않다”며 “현재 금전적인 문제로 인한 범죄로 가능성을 보고 있지만 피해자가 혐의 등에 대해 일절 말을 하지 않아 정확한 동기는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엄승현·송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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