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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의원 전북의 희망이 돼야

선거 때 자세 마음가짐 잃지말고
원 팀으로 현안 야무지게 챙기고
전북 도약의 새 성장동력 찾아야

권순택 논설위원
권순택 논설위원

전북의 정치세력이 전면 교체됐다. 지난 4.15 총선을 통해 21대 지역구 국회의원 10명이 선출됐다. 완주·진안·무주·장수 안호영 의원과 남원·임실·순창 이용호 의원을 제외한 8명이 새로 뽑혔다. 정동영 조배숙 유성엽 등 노장과 중진들이 퇴장하고 정치 신진들로 물갈이됐다.

정치지형도도 완전히 바뀌었다. 10명 중 9명이 집권당인 민주당 소속이다. 무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한 이용호 의원도 친여성향이다. 이 의원은 선거기간 당선되면 민주당에 입당하겠다고 유권자와 약속했었다. 20대 국회 때 지역구 의원 대다수가 야당이었던 것과 달리 여당 일색이어서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그렇지만 전북 정치역량에 대한 우려도 높다. 지역구 국회의원 10명 모두 초·재선이다 보니 정치적 중량감이 떨어지고 구심점을 형성하기도 어렵다. 지난 20대 국회가 비록 야당이 다수였지만 당 대표와 원내대표 3명, 국회 상임위원장 2명 등 중진들이 포진한 결과, 4+1협의체를 통해 개혁 입법 처리와 지역구 의석수 유지, 국가예산 확보 등에 있어서 큰 힘을 발휘했다.

국회는 철저히 선수(選數)로 움직인다. 3선 이상은 돼야 상임위원장을 맡거나 국회 내에서 일정 역할을 할 수 있다. 초·재선으론 국회 내 역할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번 21대 국회에 입성한 의원들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스스로도 원 팀임을 거듭 강조한다.

하지만 각자 정치적 포부와 역량이 다른 만큼 동상이몽일 수도 있다. 당장 국회 상임위 배정에 있어서 조율이 잘 안 된다. 지역 현안을 챙기려면 골고루 상임위원회에 포진해야 하지만 소위 인기 상임위인 국토교통위와 보건복지위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에 7명이나 몰렸다.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 선출도 합의 추대 여론이 높지만 위원장직에 뜻을 둔 이상직·김성주 의원이 아직 가타부타 입장 표명이 없어 경선 가능성도 거론된다.

말로는 원 팀을 읊조리면서 속내로는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면 자칫 콩가루 집안이 될 수도 있다. 지난 20대 국회가 반면교사다. 전북도민의 압도적 지지로 국민의당이 7명이나 당선됐지만 바른미래당 민평당 대안신당 무소속 등으로 사분오열되더니 이번 총선에서 모두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문제는 서로 각자도생하게 되면 전북도민은 실망할 수밖에 없고 실망감이 누적되면 민심의 회초리를 들 수밖에 없는 게 정치판의 이치다. 따라서 전북당이라는 한 배를 탄 공동운명체로서 똘똘 뭉쳐서 야무지게 지역 현안을 챙기고 전북의 정치적 위상을 곧추세워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21대 국회의원은 전북의 희망이 되어야 한다. 국회의원이 꿈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동안 많은 지역구 의원들이 나왔지만 국회의원 되는 게 꿈이다보니 그 이상의 비전과 목표를 이뤄가지 못했다. 금배지를 달면서 신분상승과 함께 승승장구 출세도 했지만 정작 자신을 키워 준 전라북도는 여전히 침체되고 활력을 잃은 모습 그대로다. 국회의원 하고 장관이 되고 국회의장도 되고 대통령 후보도 나왔지만 전북은 희망이 없었다. 지난 30년간 희망노래만 부른 새만금은 언제나 해수면이 육지로 바뀔지 모른다. 그나마 공항과 항만, 수변도시 공사가 시작된 게 다행이다. 국회의원은 꿈 너머 꿈을 키워야 한다. 개인의 입신양명뿐만 아니라 전라북도의 도약과 비상을 꿈꿔야 한다. 정권의 푸대접으로 산업화 과정에선 뒤처졌지만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선도해가는 큰 그림을 그려나가야 한다.

그리고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겸손이다. 금배지 달더니 사람 달라졌다는 소리가 돌면 정치생명은 오래 못 간다. 정치인과 골퍼는 고개 들면 망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선거 때의 자세와 마음가짐을 잃어선 안 된다. 겸손은 존귀의 길잡이라는 금언처럼 정치인은 고개를 숙일수록 인정받는다.

/권순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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