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더위로 온열질환이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운영하고 있는 온열질환 감시체계에 따르면 5월 20일부터 6월 9일까지 전국적으로 94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됐다. 올해는 예년보다 더위가 일찍 찾아 온데다 폭염이 예상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북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김소은 교수의 도움을 받아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의 증상과 예방법, 주의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온열질환은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고 방치 시에는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질병이다.
△열사병
우리 몸은 외부의 온도와는 상관없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조절하는 체온 조절 중추가 있다. 그런데 체온 조절 중추의 능력을 넘어설 정도의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체온조절중추에 이상이 생겨 체온상승과 의식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이런 경우를 열사병이라고 한다. 고온 다습한 환경에 장시간 노출된 상태에서 열의 발산이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거나(땀이 나지 않거나 땀이 나도 증발되지 않는 상태), 더운 환경에서 격렬한 작업이나 운동 등을 하면서 열생산이 증가하는 경우 발생한다. 열사병은 우리나라 여름과 같이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몸의 열을 내보내지 못할 때 발생하기 쉽다. 체온조절 중추가 정상 작동되지 않아 40℃ 이상의 고열과 의식변화가 동반되며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다.
최우선 응급처치는 바로 119에 신고한 후 환자의 체온을 최대한 빨리 낮추고 의식이 없는 환자의 경우 기도유지와 호흡을 보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의 체온을 내려주기 위해서는 증발현상을 유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므로 부채나 선풍기를 이용하거나 분무기로 피부에 25도정도의 너무 차갑지 않은 물을 뿌려주는 것이 좋다. 신속하게 시원한 곳(가능하면 에어컨이 있는 곳)으로 이동시킨다. 의식변화가 있는 환자의 경우 입으로 물이나 이온음료를 마시게 하면 안된다.
△열탈진
열탈진은 열에 의해서 유발되는 질환들 중에서 가장 흔한 유형이며 수분이나 염분의 결핍에 의해 발생한다. 열탈진은 더운 곳에서 열심히 운동을 하였거나 장시간 햇볕을 쬐면 일어나는 것으로, 오심이나 구토, 두통, 어지러움, 경련 등이 나타나고,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질 수도 있다. 하루 중 기온이 제일 높은 낮 2-3시에 활동량이 많은 경우 주의해야 한다. 체온은 정상보다 약간 상승되지만 보통 41℃ 미만이며, 발한은 지속되고 탈수의 소견이 관찰된다.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열사병으로 진행된다. 열사병과 달리 의식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열탈진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시원한 곳으로 이동하여 꼭 끼는 의복을 느슨하게 해주며 가능하다면 의복을 제거한다. 의식이 있으면 물이나 이온음료 등을 마시게 한다. 만약 증상이 지속되거나 환자의 체온이 오르면서 의식이 나빠지면 음료 등을 먹게 하지 말고 즉시 119에 신고하여 응급실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열경련
열경련은 고온 환경에서 심한 육체적 활동이나 운동을 하면서 많은 땀을 배출한 뒤 생기는 질환으로 근육에 부분적으로 경련을 일으키는 상황이다. 원인으로 땀에 포함된 염분으로 인해 체내의 나트륨 성분이 부족하게 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주로 일이나 운동 중 많이 사용하는 종아리, 허벅지, 어깨 근육에 경련이 발생하며 통증이나 이상감각이 동반될 수 있다. 열경련이 의심되면 일단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다. 경련이 일어난 근육을 펴주면서 마사지를 시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경련이 멈추었다고 해서 바로 다시 일을 시작하면 안되고, 1시간 넘게 경련이 지속된다면 바로 응급실에 방문해야 한다.
△열실신
열실신은 더운 환경에서 서있거나 야외활동 중 발생하는 일시적인 의식소실을 말한다. 외부의 온도가 높으면 우리 몸은 땀을 내서 열을 발산하려고 체표면의 혈액량을 늘이고 심부의 혈액량은 줄이게 된다. 즉 말초부위의 혈관이 확장되어 뇌혈류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면서 의식소실이 발생한다. 시원한 환경에 환자를 눕힌 후 의복을 느슨하게 하고 다리를 올려준다. 의식이 회복된 후 물이나 이온음료 등을 마시게 한다. 단, 의식이 회복되지 않을 때는 즉시 119에 신고하여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열부종
열부종은 열로 인해 피부 혈관 확장이 되어 손과 발 그리고 발목이 붓는 질환이다. 외부의 온도가 높으면 우리 몸은 땀을 내서 열을 발산하려고 체표면의 혈액량을 늘이고 심부의 혈액량은 줄이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오래 서 있거나 앉아있게 되면 체표에 순환하던 혈액의 수분들이 혈관 밖으로 이동하면서 부종을 만들 수 있는 데 이것이 열부종이다. 열부종은 주로 다리에 생기며, 열부종이 오면 다리를 올린 자세로 휴식을 취하면 쉽게 회복된다.
△예방 및 주의
더운 여름철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습관 관리를 통해 건강관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도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과 식사를 통해 체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유의하고, 땀으로 배출되는 수분의 균형을 위해 수시로 물을 마셔주는 것도 좋다. 하루에 섭취하는 물은 1.5~2L가 적당하며 한 번에 많이 마시기보다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술이나 커피는 가급적 피하고 어둡고 달라붙는 옷도 입지 않는 것이 온열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이상증세를 느끼면 가까운 무더위 쉼터나 기타 실내, 그늘 등에서 반드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이밖에도 충분한 휴식시간을 갖고 잠을 충분히 자는 것도 중요하다. 한여름에는 열대야로 밤잠을 설치기 쉬운데, 수면과 기상 시간을 규칙적으로 유지하고 숙면을 위해서는 잠들기 3시간 전부터는 먹는 것을 삼간다.
어린이는 성인보다 신진대사율이 높아 열이 많고 체온조절기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폭염에 취약하며, 어르신은 땀샘 감소로 체온 조절에 취약하고 더위를 인지하는 능력이 약하므로 본인은 물론 보호자와 주변인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특히 집안과 차 등 창문이 닫힌 실내에 어린이나 노약자를 홀로 남겨두어서는 안되며, 부득이 어린이나 노약자를 남겨두고 장시간 외출할 때에는 이웃이나 친인척에게 보호를 부탁해야 한다. 만성질환(심뇌혈관질환, 고혈압·저혈압, 당뇨병, 신장질환 등)이 있는 경우에는 더위로 인해 증상이 악화될 위험이 있으므로 더위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기존 치료를 잘 유지하면서 무더위에는 평소의 70~90% 수준으로 활동 강도를 낮추는 것이 좋다. 술은 체온을 상승시키며, 다량의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나 탄산음료는 이뇨작용으로 탈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과음(과용)을 피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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