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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스크랩, 큰 자산이 됐습니다”

고해중 전북도 환경녹지국 산림녹지과장
30년 동안 신문 스크랩 파일철만 30여권

고해중 전북도 환경녹지국 산림녹지과장
고해중 전북도 환경녹지국 산림녹지과장

“처음엔 정성이 들어간 기사들이 하루 만에 사라지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모았습니다. 이제는 삶의 자산이 됐네요.”

25일 전북도청 산림녹지과 사무실. 올해를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무리하는 고해중 산림녹지과장의 책장에는 깔끔하게 정리된 파일철이 가득했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본 파일철의 이름이 특이하다. 으레 공무원 책장 속에서 볼 수 있는 기획서, 장부도 있었지만, 고 과장의 책장 한편에는 ‘인물’, ‘음식’, ‘건강’, ‘국가’, ‘공무원’ 등으로 이름 붙은 파일철이 30권 넘게 자리 잡고 있었다.

고 과장은 “공무원 입문 이후부터 하나씩 모으던 신문 기사들을 분류해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1987년 녹지직으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아침마다 보는 신문 기사가 하루만 지나면 사라지는 것을 보고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1990년대부터 하나둘 모으던 것이, 이제는 36권까지 늘었다.

파일철에 붙여진 이름처럼 스크랩 하는 분야는 한정돼 있지 않다.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기사부터 종교, 철학, 인문, 사색 등 빼곡히 정리돼 있다. 파일철에 넣기 힘든 분량의 기사는 신문을 잘라 따로 보관하고 있었다.

고 과장은 “물론 인터넷을 보면 기사가 나오긴 하지만 필요한 사람들 위주로 올려놓은 경우가 많다”면서 “시간날 때 떠오른 스크랩을 쭉 읽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업무에 있어서, 이후에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도 도움을 받는다고 말한다. 그는 “기획 업무를 하면서 자료나 문구가 선뜻 떠오르지 않을 때 스크랩을 훑어보면 연관된 아이템이 떠오르기도 하고, 세부적인 방안을 참고할 기회가 생기기도 한다”며 “이제 공직생활을 마치고 인생 3기가 시작될 텐데 이것들을 토대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지 구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야기가 마무리될 때쯤 이내 다른 책상 서랍에서 파일철 하나를 멋쩍은 듯 꺼내온다. 파일철을 열자 젊은 시절의 고해중 과장 사진이 붙어있다. 자신의 업무가 소개될 때마다 모은 기사들이다. 함께 근무했던 동료, 선후배 공무원의 이름을 한 명씩 말하는 그의 모습에 지나간 세월이 오롯이 느껴진다.

정년을 앞둔 그는 올해 말 공로연수에 들어간다. 선배 공무원으로서 후배들에게 못 해준 게 많아 아쉽다고 말한다.

고해중 과장은 “전북도 면적의 55%가 산림인 것을 감안하면 1%마다 1명 정도만 녹지직 공무원이 있는 실정”이라면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산림과 관련한 주민들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커지는데, 인력 부족 등으로 충족하기 어려운 상황이 아쉽다. 후배 공무원들이 사명감에 더해 힘을 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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