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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의 도시개발과 전주

위병기 정치·경제 에디터
위병기 정치·경제 에디터

경남 창녕군의 인구는 대략 6만 1000여 명으로 고창보다 약간 많은데 창녕하면 ‘우포늪’ 정도를 떠올릴뿐 특별한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이 작은 군 지역 출신 인사 3인은 지난 10여년 간 정계에서 호불호를 떠나 뚜렷한 인상을 심었다. 박원순 서울시장, 홍준표 국회의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이 바로 그들이다.

일개 군 단위에서 이처럼 오랫동안 유명세를 떨쳐온 정치인을 동시에 여러명 갖는 것은 드문 일인데, 오늘은 그 셋중 한명인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치러진다. 박 시장에 대한 최종 평가는 별개로 하더라도 한 거인의 명멸을 지켜보는 이들의 심정은 착잡하고 충격적이다.

한때 ‘박원순 철학’을 본받으려는 이들이 전북에도 많았다. 멀리 갈 것 없이 김승수 전주시정이 그랬고, 임정엽 전 완주군정이 그랬다. 특히 임정엽 전 군수는 기회가 있을때마다 박원순의 철학을 군정에 접목시키려했고 로컬푸드 등은 그러한 노력의 결정체였다.

박원순 시장의 도시개발 방향의 핵심은 재개발·재건축 반대 기조와 도시재생으로 요약된다. 그린벨트나 공원 등을 지키는 대신 부족한 공급은 공공주택으로 풀어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그의 마지막 정책은 ‘그린 뉴딜’ 정책이었다. 공공건물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한하고 서울시에 3000만그루의 나무를 심어 공원 역할을 강화하하자는 거다. 김승수 전주시장의 도시개발 지향점이 상당 부분 박원순 시장의 철학을 접목하려 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박원순 시장은 유명을 달리하기 직전 매우 의미있는 화두 하나를 던졌다.

박 시장은 “지난 5월 6일 강남구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착공을 승인했는데 마음이 답답하다. ‘국토계획법 시행령’에 따라 GBC 건설로 생긴 공공기여금 1조 7491억원을 해당 지역인 강남에만 쓰도록 강제돼 있기 때문”이라며 “강남 개발이익을 서울시민 모두의 이익으로 쓸 수 있도록 국토부에 ‘개발이익의 광역화’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에서 가장 노른자위인 코엑스 옆 부지를 현대그룹에서 개발하는 문제에 대해 그는 근본적인 반대를 한게 아니었다. 공공기여금 이라는 과실을 강남뿐 아니라 서울 시민 전체가 수혜를 입도록 하자고 했다. 그린벨트를 개발하는 것에 대해서는 결단코 반대하지만, 특정 도심의 개발이 불가피하다면 공공기여금을 제대로 쓰자는 거였다. 전북도청 옆 대한방직 부지 개발 문제를 박원순 시장에게 물었다면 어떤 답을 내놨을까. 궁금하다.

요즘 최대 관심사는 현대그룹 통합 본사로 활용 예정인 코엑스 옆 옛 한전부지다. 지금까지는 서울 최고 빌딩은 제2롯데월드였다. 123층(555m) 높이로 부지가 8만7183㎡나 된다. 그런데 며칠전 착공한 현대의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가 제2롯데월드를 제치고 서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될 것이 확실시된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10조5500억원에 옛 한전부지(7만9341㎡)를 매입했다. 1평당 4억4000만원이다. GBC는 높이 569m, 지하 7층, 지상 105층 규모로 국내 최고 건물로 건립될 예정이다. 전주 도시개발도 이젠 도시재생이나 공원보존에만 머물러선 안된다. 구도심 활성화와는 별개로 가련산 일대나 전주역 뒤편 개발을 통해 서민용 임대아파트를 대폭 늘려야 한다. 차제에 전주동물원을 외곽으로 이전하고 그 일대를 자연친화적으로 개발해 도시의 밀도와 흡인력을 키우는 등 전주개발의 큰 틀을 바꾸는 것도 고민해 볼 때다.

위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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