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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침을 여는 시] 동진강 - 배귀선

왜가리, 동진강, 너는

누구의 풍경이었는가

 

기억 너머

비릿한 바람이었던가

강둑에 서서 찍은 사진 속

유유한 목선들

 

둑길을 따라 온종일 걸어도

닿지 못할 바다처럼

뱃길은 지워지고

 

인화된 석양이 걷는다

굳게 닫힌 새만금 수문이 느리게

셔터를 누른다

 

잘리는 유속

이어지는 암전이 입을 벌리고

천천히 검은 입으로 사라지는

 

풍경, 풍경

 

=========================

 

△동진강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고 흐른다. 바다가 강물을 포용하는 것은 바다는 강물보다 낮기 때문이 아닐까. 내 고향 땅을 휘돌아 흐르는 강물이다. 흐르는 강물은 어린 시절의 내 목소리가 들릴 때가 있다. 외로움이 아프게 신음하고 있다는 거다. 산외면 풍방산에서 시작해 황해로 흐른다. 동진강 강둑을 거닐면 비릿한 바람을 타고 기억 속으로 왜가리의 우아한 새를 만난다. 어쩌다 낡은 배가 힘없이 출렁이는 풍경은 곧 나의 모습 같아서 유속이 잘린다. 동진강은 누구의 풍경일까. 그래서 시인은 시를 쓴다.  /이소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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