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에서 저를 (문화재로)지정해주신 것이 너무나 감사합니다만, 한편으로는 책임감이 크고 더욱 의무가 많아진 것을 느낍니다. 더 열심히 하라는 독려로 알겠습니다.”
최근 문화재청으로부터 국가무형문화재‘사경장(寫經匠)’ 보유자로 인정받은 김제 출신 김경호 장인(57)의 말이다.
‘사경장’은 불경(佛經)을 쓰는 사경(寫經) 기술을 가진 장인을 말한다. 문화재청이 국가문화재 신규 종목으로 지정했다. 새 종목으로 지정되고 그 첫 보유자가 되기까지 김경호 장인의 노력과 공이 그만큼 컸을 터다.
우리나라 사경의 역사는 삼국 시대 전래된 불교의 경전을 세상에 널리 보급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됐다. 통일신라시대 때 제작된 ‘신라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국보 제196호)’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유물이다.
사경은 서예와 불경, 한문, 불교와 동양미술, 문학까지 두루 섭렵을 해야 할 수 있는 느림 미학의 종합 예술 결정체이자 불교 수행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 한문으로된 경구를 사경하려면 A4용지 한 장 기준으로 반나절 이상 걸리고, 불경에 삽화 그림을 일컫는 변상도(變相圖)를 옮겨 그리려면 500시간이상 걸린다고 한다.
김제 월촌에서 태어난 김 장인은 중학교 3학년 시절 불교공부와 서예공부를 하면서 사경에 흥미를 느끼게 됐고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동국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0년에는 전통사경 기능전승자(고용노동부 지정 제2010-5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일평생 사경에만 매달리다보니 생계가 어려워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수차례였지만 그때마다 붓을 잡고 다시 사경에 매달렸다.
김 장인은 “이번 문화재 지정이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공덕이 아닐까 한다”라고 말했다.
무형문화재가 된 그는 이제 사경의 세계화를 꿈꾸고 있다.
그는 2000년 첫 번째 개인전(사경전)을 시작으로 미주한인이민 100주년 기념 초대전, 한국문화원 초대전, 불교중앙박물관 개관 1주년 기념 특별초대전 등 20여 차례의 개인전을 열었다.
그는 “미국에서 사경의 섬세한 붓놀림에 대한 많은 인기와 관심을 얻었고 중국에서도 지난해 상하이에서 초대전을 가졌는데 관심이 많다”면서 “사경의 세계화를 꿈꾸면서 후진 양성에도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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