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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땀·눈물로 일궈낸 내 자식 같은 농작물 어떡하죠”

집중호우로 인해 진안군 부귀면 진상마을 도로 곳곳이 물 웅덩이와 돌로 가득하다.
집중호우로 인해 진안군 부귀면 진상마을 도로 곳곳이 물 웅덩이와 돌로 가득하다.

“폭우가 모든 방어체계를 무너뜨리고 자식같이 키운 농작물이 손 쓸 틈도 없이 물에 잠겼습니다.”

결실을 맺어야 할 시기에 농작물들이 빗물에 잠기면서 농심이 타들어가고 있다.

연일 내린 폭우로 두 손 놓은 채 고사 위기에 놓인 농작물들을 바라보면서 농민들은 허탈감과 상실감에 사로잡혔다.

42가구에서 논 20만㎡, 밭 6만6000㎡와 임업 3만3000㎡, 고추밭 1만3000㎡ 규모의 농사를 짓고 있는 진안군 부귀면 진상마을.

지난 8일 오후 4시 기준 이틀 동안 진안군에는 443.5mm의 비가 내리면서 마을 전체가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마을 진입 도로 곳곳은 물 웅덩이와 돌로 가득했으며 마을회관 앞은 산에서 토사가 밀려 내려오면서 주민들은 이동할 수 조차 없었다.

폭우로 인해 논과 밭, 농로가 물에 모두 잠기면서 전체 농작물 중 70% 정도가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놓였다.

논과 밭을 구분하기 어려웠으며 수박, 철쭉, 인삼, 고추밭을 비롯해 비닐하우스 내 상추, 오이 등도 물에 잠겨 농민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철쭉밭은 물에 잠겼고 수박은 빗물을 머금어 맛이 떨어지면서 수확을 포기할 정도에 이르렀다.

또한 오이와 상추 등도 겉은 멀쩡해 보였지만 속이 다 썩어 주민들은 허탈하게 쳐다보기만 했다.

고구마도 평소 날씨가 따뜻해야 맛이 있지만 폭우로 인해 잎 크기만 커져 수확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고추는 이미 두 번의 수확 과정을 거쳐야했지만 빨갛게 익지 않아 수확은 아직 한 번도 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지난 2013년부터 수천 만원을 투자한 인삼밭도 초토화됐지만 하염없이 내리는 비를 집 안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어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다.

기껏 키워낸 인삼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지만 캐내거나 버릴 수도 없고 살아남기만을 바라고 있을 뿐이다.

심지어 인력문제와 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빚을 내면서까지 일궈낸 농작물이지만 누구를 탓할 수도 없어 농민들의 마음을 울렸다.

주민들은 향후 비가 그칠 상황에서도 농작물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비닐하우스 안은 물이 남아있는 채 날씨가 더워지면 내부 온도는 더욱 상승하고 습기로 가득해 농작물은 직격탄을 입기 때문이다.

각종 병해충도 걱정돼 농민들과 농작물들을 위한 지자체의 대책도 절실한 상황이다.

진상마을 이장 이종호(87) 씨는 “농민들에게는 모든 곳이 특별재난지역이고 죽을 노릇이고 살길이 없다”며 “비로 지금까지 우리들이 고생한 것들이 한순간에 사라졌고 할 수 있는 것도 없어 눈물만 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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