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는 추석 이후 코로나19 지역 발 감염 확산으로 전국적 관심의 중심에 섰다. 정우면 양지마을에서 12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정읍시는 선제적 대응의 일환으로 양지마을에 이동제한 조치를 취했다. 코로나 펜데믹 이후 지역 발 감염으로 이동제한 조치를 취한 최초의 사례여서 양지마을 주민들과 시민들은 무척이나 불안하고 당황했었다. 그러나 정읍시는 대응매뉴얼에 따라 관계기관과 협력해 의연하고도 엄정하게 대처했다. 먼저, 양지마을 주민과 접촉자 264명에 대한 역학조사를 마쳤고, 다행히 전원 음성으로 판정됐다. 그리고 이동제한 조치 중인 양지마을 주민들을 위한 전방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마스크, 소독제를 비롯해 김, 장조림 등 반찬류까지 꼼꼼하게 챙겼고, 지역농협과 연계해 농작물 수확을 도왔다. 현장 원스톱 민원실 운영과 함께 고령자와 기저질환자의 긴급상황에 대비, 공중보건의와 응급차량도 배치했다. 정읍시민들과 관내 기업인들의 온정도 답지했다. 이동제한 기간 내내 도시락 봉사가 이어졌고, 수십 건의 물품이 전달돼, 양지마을 주민들에게 큰 힘이 됐다. 정읍시는 이러한 시민 모두의 마음에 힘입어 1인당 50만 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원했다. 그리고 10월 17일, 모든 양지마을 주민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판명돼, 정읍시는 10월 19일 오전 10시부로 양지마을에 대한 이동제한 조치를 해제했다.
처음 정우면 양지마을에 대한 이동제한 조치를 결정하고, 시장으로서 마음이 매우 무거웠다. 향후 마을주민들이 겪어야 할 고통이 먼저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을주민 대다수가 고령자여서 자칫 때를 놓치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이동제한이라는 강수를 둔 것이다. 결과적으로 더 이상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정읍시가 효과적으로 대응했다고 볼 수 있겠다.
필자는 이번 정우면 양지마을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코로나 펜데믹이라는 미증유의 세계에 마주 선 우리는 새로운 가치체계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자본주의의 절대적 아이콘으로 등장했던 서구의 합리적 개인주의는 비판적 반성에 직면했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코로라 괴물’에 맞서 싸울 다윗의 돌팔매는 다름 아닌 공동체의 연대, 헌신, 타인에 대한 신뢰 등 인류의 삶을 떠받치고 있는 보편적 덕목인 것이다. 그것은 우리 선조들의 홍익인간(弘益人間), 이화세계(理化世界)의 정신과 맞닿아 있고, 고대 그리스 현자들이나, 동양의 성인들이 오래전부터 강조해 온 고유의 가치들이다. 인류는 위기를 극복하면서 진보한다. 인류가 코로나19를 잘 극복해 낸다면, 세계시민사회는 더 성숙할 것이고, 진정한 지구화, 세계화가 지구공동체라는 이름 아래 진행될 것이다. 나아가 인류의 전지구적 연대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정읍시민은 이번 양지마을 이동제한 조치 과정에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격리된 고통을 감내하는 양지마을 주민을 위해 수많은 온정을 베풀었고, 지역경제가 얼어붙었지만 다수의 소상공인들은 손해를 감수하며 어려운 시기를 같이 이겨냈다.
지면을 빌어 공동체에 대한 연대, 헌신을 보여주신 정읍시민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리며, 코로나19는 아직 진행 중이니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여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되겠다.
아울러 정읍시도 향후 코로나19 대응에 즉각적, 전방위적 조치로 시민의 건강과 안전 사수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며, 반드시 코로나19를 극복해 나갈 것이다.
/유진섭 정읍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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