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풀은 바람을 거르지 않는다. 함께할 뿐….난 그들이 풀어내는 나의 이야기들을 스케치하는 것이다.”
붓으로 정직하게 승부하는 화가 김용석이 개인전을 통해 그동안 다져온 자신의 작품세계를 선보인다. 17일부터 23일까지 전주 우진문화공간.
김 작가의 작품에는 인생살이의 굴곡진 시간이 자연풍광 속에 녹아있다. 그의 안식처는 출퇴근 길에서 만난 풍경이었다. 아무도 돌보지 않는 곳에서 세월의 풍상을 온몸으로 감당하고, 질긴 생명력으로 항상 제자리를 지키는 수풀. 그는 수풀을 보며 지친 몸과 상처받은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의 회화에서는 나무에, 풀잎에, 잔잔한 바람이 감돈다. 쪼개는 듯, 채를 써는 듯한 필법은 수풀의 속살을 밀도감 있게 드러낸다.
문리 미술평론가는 “김용석의 회화는 봄·여름·가을·겨울 풍광 속에서 생몰 하는 초목을 통해 변화를 응축하고 있다”며 “물의 흐름을 관통해서 표현한 풍광이기에 젊음의 푸른 물이 다 빠져나간 겨울 풍경에도 아련하고 미묘한 운무를 더해서 생기가 넘친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홀로 서 있는 겨울나무도 외롭지 않아 보인다. 눈을 이고 있는 수풀도 의연하고 당당하다. 충만한 생명 위 고요와 평화가 스친다.
김 작가는 전북대 사범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했다. 서울과 전주에서 4차례의 개인전을 열었다. 건지전, 녹색종이, 색깔로 만난 사람들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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