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일 완주군수
묵은해는 저편 너머 산 아래로 지고 있는 데, 코로나19와의 힘든 싸움은 아직도 끝이 안 보입니다. 오히려 눈이 많이 내린다는 대설(大雪)을 넘기더니, 3차 대유행이 확산하면서 우리 사회의 집단감염은 빠르게 번지는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며칠 전 어머니께서 전화를 받지 않으셔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적이 있습니다. 뛰뛰 하는 송신음이 10초가량 흘렀음에도 통화가 되지 않아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했지요. 다행히 이내 어머니의 목소리가 건강하게 들려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었지만, 아마 이게 ‘위드 코로나(with corona)’라는 코로나 시대의 불안한 일상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지난 9개월 동안 ‘코로나 청정지역’을 유지해온 완주군도 위태롭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군은 한 사업장에서 집단감염의 첫 확진자가 발생했던 지난 5일 이후 전 행정력을 동원해 확산 저지에 적극 나섰습니다. 방역 그물망을 넓게 치고, 열 개의 임시 선변진료소를 즉시 설치했으며, 군청 직원 80여 명을 투입해 현장에서 전수검사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등 사력을 다했습니다.
코로나 감염자를 빨리 찾아내기 위한 1차와 2차 전수검사는 합산 4000명을 넘겼고, 확산의 고리를 차단하는 동력이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우려했던 2차 집단감염은 발생하지 않아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집단감염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지난 11월에 검체채취 요원 30명을 양성해 놓은 것이 신속한 전수검사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하지만 감염병과의 전쟁은 ‘끝나야 끝나는 싸움’입니다. 절대 중간 성적표에 안주하거나 긴장감을 늦춰선 안 되는 처절한 다툼입니다. 저는 지역이 곤경에 처할 때마다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힘을 합쳐온 10만 완주군 주민들의 위대한 저력을 믿습니다. 코로나19의 거센 공격 또한 슬기롭게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완주군 주민들은 2100년 전 우리나라 초기 철기시대의 문화를 이끌었던 주역이었습니다. 이런 선현의 의기(意氣)로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코로나19의 조기 종식을 위해 우리 일상에서 마스크 착용과 손 세척,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꼭 생활화해야 합니다. 이제는 주민 한 분 한 분이 방역사령관이라 생각하고 연말연시 사적 모임이나, 심지어 가족 모임까지도 취소하거나 자제해야 합니다. 지역사회 감염의 경로가 너무 다양해진 만큼 이제 안심할 수 있는 곳은 아무데도 없습니다.
우리의 일상을 잠시 멈춰 주십시오. 항상 ‘지금, 오늘’이 실천하기에 가장 좋은 순간입니다. 함께 실천하면 우리 공동체의 행복이 커질 것입니다. 지역 상공인들의 어려움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찢어지는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경제와 방역의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면서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의 희생과 헌신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정말 괴롭습니다. 그럼에도 업종별 핵심 방역수칙을 준수해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완주군은 처음부터 지금처럼, 앞으로도 똑같이, 군민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코로나19에 총력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정부와 전북도의 방침에 맞춰 지역 방역망을 강화하고, 또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폭넓고 정확한 역학조사와 신속한 전수검사 등 관련 조치를 취해 감염 전파를 확실하게 차단해 나가겠습니다. 지금은 위기를 극복할 다중의 지혜만큼이나 주민들의 참여와 실천이 가장 중요한 때입니다. /박성일 완주군수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