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대구 신천지교회를 통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교회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실체가 속속들이 드러나면서 신천지에 대해 몰랐던 사람들도 그 실상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됐다. 신천지를 이단으로 분류한 개신교계에선 코로나사태가 오히려 신천지의 폐해를 온 국민이 인식하게 되는 기회로 여겼다.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은 횡령 및 업무 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돼 1심에서 횡령 혐의에 대해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지만 감염병예방법 위반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과 변호인 양측은 1심 판결에 불복, 모두 항소한 상태다.
하지만 신천지교회발 코로나 대유행은 시작에 불과했다. 지난해 8월 전광훈 목사의 서울 사랑제일교회에서 무더기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2차 대유행의 시발점이 됐다. 극우적 정치 편향성과 신성모독 발언을 서슴지 않는 전광훈 목사에 대해 한국 교계의 최대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과 합동측 양대 교단은 이단성 연구에 들어갔다. 전 목사가 대표로 있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사실상 와해했다.
계절 특성상 겨울에 맹위를 떨치던 코로나바이러스가 수그러들 무렵 이번에 경북 상주 BTJ 열방센터를 중심으로 코로나가 확산한 데 이어 대전과 광주 IM선교회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BTJ 열방센터관련 확진자만 800명을 웃돌고 IM선교회도 500명을 넘어섰다.
기독교계 일각에선 “차라리 잘됐다”는 자조섞인 반응도 나온다. 코로나사태로 인해 교계의 골칫거리인 이단의 실체가 속속 밝혀지고 문제 있는 교회나 단체의 실상이 알려져 국민적 경각심을 일깨워준 측면도 있다는 것.
그렇지만 코로나19 사태의 최대 피해자 또한 한국 교회가 아닐 수 없다. 정부 방역지침에 비협조적인 일부 대형 교회로 인해 교회를 향한 국민적 시선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방역수칙을 지키기 않은 교회를 통해 코로나바이러스 집단 감염이 잇따르면서 교회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도 높다. 이로 인해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힘겹게 교회를 지키는 작은 교회들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좀 규모 있는 교회도 1년 가까이 현장 예배를 갖지 못하면서 교인 수가 줄고 신앙공동체가 활력을 잃었다.
성경의 구약시대에는 대규모 전염병을 인간의 타락과 불순종에 대한 하나님의 징계로 받아들였다. 돈과 물질이 신(神)보다 우위에 있는 세상과 교회에 대한 경고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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