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철 LH 전북본부장
전국의 초가지붕을 걷어내던 새마을운동이 들불처럼 번지던 70년대를 어린 시절 나이테로 새긴 이유에서 인지 해마다 이맘때면 그 시절 겨울이 찾아오곤 한다. 그 때 겨울은 왜 그리도 매서웠는지 바깥세상의 모든 걸 얼려버리곤 했다. 겨우 얻은 더운물 한 바가지로 아침 단장을 마치고 처마 밑 고드름을 깨물며 투명한 계절을 맛보노라면 밤새 빈 몸속으로 겨울이 흘러든다. 방학동안의 일상은 골목길에서 시작되었고 그 곳에서 대부분 마무리 되었다. 넓지 않은 그 길마저 이제는 자동차가 주인 행세를 하고 있지만 예전엔 동네 아이들의 해방구였다.
일상의 즐거움이 커질수록 방학숙제는 밀려만 가고 한꺼번에 써내려간 일기는 어제와 오늘이 다르지 않았으며 기억 저편 날씨는 아득하기만 했다. 그 시절 여느 집과 다름없이 시종일관 웰빙 식단 시래기국과 된장국은 양식 메마른 계절의 한가운데 있음을 알려주었고 주체할 수 없는 아이들의 성난 기운을 순하게 만들어 주었다. 어느 때인가 문득 “계절 중에 새하얀 눈과 방학이 있어 겨울이 좋다”라는 말에 어머니께서 “없는 사람에게는 겨울보다 가혹한 계절은 없는 거란다” 하시던 말씀이 무슨 의미인지 세월가면서 또렷하게 다가왔다. 자취방 연탄불에 삶의 많은 부분을 의지하고 있던 도회지 유학생 시절 심심찮게 꺼뜨린 연탄 불씨를 통해 호환, 마마보다 더 무서운 게 겨울일 수 도 있다는 것을 몸으로 알게 되었다. 아버지의 늦은 귀가에 이따금 귀를 세우는 바둑이와 아랫목 밥그룻이 제 몸 식는 줄 모르고 졸고만 있던 고향집은 바람이 익숙하게 문풍지를 넘나들던 웃풍이 있고 아랫목을 두고 장유유서를 배우던 이른바 ‘환경 친화적 주택’ 이었다.
‘바람 잘 날 없는 추운 겨우살이’도 이제는 옛 추억로 남게 되었다. 정부와 LH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는 노후주택에 대한 성능개량을 위해 “그린리모델링 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그린리모델링 사업은 정부의 주거복지정책 전담 수행기관인 LH공사에서 “헌집 주오~ 새집 줄게!” 라는 사명감으로 노후화 된 공공임대주택에 대해 소형평형을 좀 더 넓은 평형으로 확장하는 세대통합형 리모델링과 기존 집을 더욱 새롭게 만드는 단일세대 리모델링 등 으로서 다자녀가구, 대학생, 주거취약계층 등에 새집 형태로 임대 공급하는 사업이다. 리모델링은 정성과 우수한 기술을 들여 친환경 자재, 보일러 및 LED전등교체, 빌트인 가전 등을 설치함으로써 입주민에게 커다란 만족감을 안겨주고 있다. 국비와 LH공사 비용부담을 통해 사업이 진행되는데 올해는 특히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우리지역 국회의원의 예산확보 노력으로 대상 규모를 크게 확대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린리모델링 사업은 공공임대주택 입주민에게는 따스함과 행복감을 정부와 LH공사에게는 일하는 보람을 안겨주는 사업이다.
앞으로 더 많은 예산 확보를 통해 입주민 모두에게 고루 혜택이 주어지고 누구나 살고 싶은 따뜻한 “공공임대주택” 만들기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 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날로 새로움과 따스함이 있는 공공임대주택 입주와 수선 등 에 관한 문의는 가까운 주민센터 또는 LH공사 전북지역본부 마이홈센터 등을 통해 안내 받을 수 있다. /김승철 LH 전북본부장
△김승철 본부장은 LH공사 하남 감일사업단장과 광명시흥본부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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