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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욱과 ‘혼불’ 최명희 작가

김영호 제2사회부 기자
김영호 제2사회부 기자

남원 출신으로 법률가에서 정치인으로 화려하게 변신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위기를 맞았다.

그는 조국 전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평소 최 대표의 목소리는 카랑카랑하지만 판결을 받은 후 뉴스 화면에는 마스크로 숨길 수 없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동안 호기롭게 검찰 개혁을 외쳤는데 이번 판결로 정치 생명에 위기를 맞았다.

최 대표가 정치인으로 나설 때 고향 남원에서도 주목했다.

그는 최명희 작가가 쓴 ‘혼불’의 고장 남원군 사매면 서도리 노봉마을 출신이다.

최 작가는 그의 당고모로 알려졌다.

그는 어느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제가 태어나고 선산이 있는 고향은 어머니 품 같은 곳입니다. 최명희 선생은 늘 녹음기를 들고 어른들 말씀을 채록했는데 혼불 소재가 됐다는 사실에 뿌듯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최 대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최 작가와 고향 남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과거부터 남원 사람은 정치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지난 총선에서 남원은 경합지였고 무소속 후보가 당선증을 받은 곳이다. 그래서 남원 사람이 정치에 무관심 하다고 하면 서운할 사람도 많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요즘 지역 밥상머리에서 최 대표 앞날을 궁금해하는 대화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가장 뼈아픈 사람은 당사자인 것처럼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을 법정 싸움에 번민이 많을 사람도 최 대표다.

“글을 쓰지 않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할까.”

그의 당고모 최 작가는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을 새긴다는 심정으로 집필 활동에 대한 고뇌를 토로했다.

최 대표는 지금 고뇌가 가장 많을 때이다.

최 작가는 생전에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어둠은 빛보다 어둡지 않다.”

1심 판결을 받고 나서 최 대표는 SNS에 답답한 심경을 내비쳤다.

“제가 법률가로 살아오면서 지녔던 상식은 상식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지금 최 대표가 느낄 마음 속 어둠은 얼마나 짙은 농도를 가졌을까. 최 작가의 어록이 오늘따라 더욱 심오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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