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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그늘진 설] (중) 벼랑 끝 관광·여행업계 - “명절 깜짝 특수 실종… 생계 막막”

수익 없이 월세 꼬박꼬박, 늘어난 빚에 폐업 못하고 개점휴업
전북여행업 생존 비상대책위 “재난지원금 지급해 달라” 호소

전북여행업생존비상대책위원회는 2일 도청 앞에서 중소여행사 생존권 보장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발생으로 1년 이상 매출 0원의 참담한 현실이라며 집합금지 업종과 동일한 재난지원금 지급과 세금 및 대출이자 감면 등을 촉구하고 있다. /오세림 기자
전북여행업생존비상대책위원회는 2일 도청 앞에서 중소여행사 생존권 보장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발생으로 1년 이상 매출 0원의 참담한 현실이라며 집합금지 업종과 동일한 재난지원금 지급과 세금 및 대출이자 감면 등을 촉구하고 있다. /오세림 기자

“명절을 이용해 국내 여행이라도 가려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코로나19로 명절에라도 몇 푼 벌어볼까 기대했지만, 그마저도 포기하게 됐습니다.”

도내 여행사 대표 최모 씨(58)의 말이다. 전주에서 작은 여행사를 운영하는 최 씨는 그간 코로나19로 단 한 건의 일도 하지 못했다.

폐업도 고민했다. 오랜기간 수익이 전혀 없어 사무실 유지비용도 버거울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해 초 갑상선 암 제거수술과 가족들이 아파 받은 개인보험금으로 버텨왔지만 이젠 그 돈마저도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설 명절에는 소규모지만 국내 여행을 하는 사람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1주일에 2~3건 정도의 여행 문의도 있었다. 하지만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설 명절까지 연장하면서 한숨이 깊어졌다.

최 씨는 “설 명절 때마다 가족 간 여행을 떠나는 경우도 많았는데 올해는 글렀다”면서 “조금이라도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마저 사라졌다”고 푸념했다.

최 씨와 같이 전주에서 작은 여행사를 운영 중인 이모 씨(56)도 상황은 마찬가지. 최근 명절 전 여행문의가 몇 건 있었지만, 집합금지를 포함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장되면서 고개를 떨궜다. 수익은 없는데 월세가 꼬박꼬박 나가면서 걱정이 커졌다.

2일 전북도에 따르면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 여행객이 크게 줄어 코로나 이전 1200여 개에 달했던 도내 여행사 중 95% 이상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지속되는 경영난에 상당수 여행사들은 폐업도 고민하지만, 대출비용 등을 갚지 못 해 폐업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북도 관계자는 “실제로 폐업을 하더라도 코로나19 이후를 생각해 사업자등록증을 살려 놓은 여행사도 상당부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제 폐·휴업한 중소여행사들 수는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중소여행사 대표 등으로 구성된 ‘전북여행업 생존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합금지 업종과 동일한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은 영세 여행업체는 벌써 1년째 매출은 0원”이라며 “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정부 지침을 이해하고 적극 협력해왔는데,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다. 직원도 잃고 더 이상은 돌려막을 자금도 없어 하루하루 생존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집합금지 업종과 동일한 재난지원금 지급, 대표자 생존비용 지원, 여행업 관련 세금·대출 이자 감면 정책, 공공일자리사업에 여행종사자 우선순위 배정, 관광사업등록증 한시적 이전 법규 완화를 도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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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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