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만 빼고 다 올랐다?’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로 계란 값이 폭등하고 밀가루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이를 원료로 하는 라면과 과자 피자·햄버거 등의 가격인상도 불가피해지고 있다. 먹거리가격의 ‘도미노 인상’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 물가가 4개월 연속 0%대 인상에 그치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지만 전북지역의 체감 물가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연초부터 기름 값과 과일, 채소가격이 줄줄이 인상되고 이달부터 맥주와 탄산음료 가격이 인상되는 등 생필품 가격상승으로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가계가 한파를 맞고 있다.
계란 한판(30개)의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 달 29일 기준 735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257원보다 39.8% 올랐다. 닭고기 1㎏의 가격도 5897원으로 1년 전(5237원)보다 12.6% 상승했다. 밀가루의 원료인 소맥의 이달 국제 평균 선물가격도 t당 220달러로 전년동기(178달러)보다 23.6% 높은 수준이다.
전주지역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과일과 채소가격도 애호박이 3000원으로 작년보다 2배 이상 올랐으며 사과와 배 등 과일가격도 작년보다 50% 이상 올라 서민가계에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롯데칠성이 이달 1일부터 주요 음료 제품의 가격을 평균 4.7% 가량 인상하면서 나머지 음료가격 인상도 예고되고 있다.
특히 계란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가맥 집의 대표안주였던 계란말이가 사라지고 있으며 콩나물 국밥집에서도 종전 두 개씩 주던 계란반숙을 한 개씩으로 줄이고 있다.
업계는 계란 수급 부족 현상이 당분간 이어지면서 계란값 폭등세가 계속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합의에 따른 감산으로 국제유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도내 유가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제공 사이트 오피 넷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전북지역 휘발유 값은 ℓ당 1440원으로 지난 해 말 1326원에서 새해들어 매주 꾸준히 오르고 있다.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이 적극적으로 감산을 이어가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도 하루 평균 100만 배럴 감산을 시작하면서 원유 재고 감소가 지속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 당분간 오름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해마다 연초가되면 오르던 공공요금이 코로나19로 인한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면서 잠시 억제된 상태지만 언제든지 대폭 인상될 요인은 잠재돼 있어 불안한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아파트 가격의 고공행진과 함께 서민들의 주거비용부담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 발표한 지난 해 말 전북의 전월세 전환율은 8.0%로 경북과 충북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높아 월세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 31만9000원이었던 평균월세가격도 4년 만에 41만2000원으로 10만원 가까이 늘었고 아파트를 임대할 형편이 안 돼 연립이나 다세대, 단독주택에 사는 세입자들의 전환율은 9.8%로 나타나 집 없는 세입자 가운데서도 가장 어려운 서민들이 소득에 비해 턱없이 높은 주거비용 부담으로 팍팍한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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