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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덕유산리조트 티롤호텔서 불

501·504호 스위트룸, 하룻밤 방값 500만 원대
5층 옥상서 화재… 투숙객·직원 등 87명 대피

지난 20일 오후 11시 5분께 무주 덕유산리조트 티롤 호텔 화재 진압 모습. /사진제공=전북소방본부
지난 20일 오후 11시 5분께 무주 덕유산리조트 티롤 호텔 화재 진압 모습. /사진제공=전북소방본부

지난 20일 팝스타 마이클잭슨과 박세리 선수 등 유명인사가 묵었던 곳으로 알려진 무주 덕유산리조트 내 티롤호텔에 화마가 덮쳤다.

불이 난 티롤호텔은 무주 덕유산리조트에서도 특1급 호텔이다. 이 중 501호와 504호는 유명인사들이 다녀간 곳으로 하룻밤 방값만 50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자랑한다. 501호의 정확한 명칭은 세븐서미츠, 애칭은 마이클 잭슨 방으로 불린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1월 마이클 잭슨이 한국 투자를 검토하고 있었고, 당시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가 초청을 하면서 이 방에 묵었다.

마이클 잭슨은 볼펜 철심으로 침대 옆 나무 협탁에 ‘우리 아이들을 아끼고, 구해주십시오. 한국은 ‘신’(god)이고, 무주는 사랑. 영원한 사랑을 담아(LOVE and SAVE OUR CHILDREN. KOREA IS GOD AND MUJU IS LOVE. LOVE always)’란 글을 남겼다.

마이클 잭슨이 1997년 티롤호텔 501호 나무협탁에 남긴 문구 /출처=티롤호텔
마이클 잭슨이 1997년 티롤호텔 501호 나무협탁에 남긴 문구 /출처=티롤호텔

마이클 친필 흔적이 남은 이 방에는 협탁 외에도 시가 1억 원이 넘는 수제 청동 욕조가 방 한 곳에만 존재한다. 리조트 측은 이 방만큼은 리모델링을 하지 않고 고스란히 당시 흔적을 유지해 두고 있다.

이밖에도 일명 ‘박세리 방’이라 불리는 504호도 티롤호텔의 명물이다. 1998년 US 여자오픈에서 맨발의 투혼으로 우승한 뒤 탄탄대로를 걸었던 박세리가 2001년 스키를 즐기러 왔다가 어깨를 다쳐 탈골 부상을 입어 쉬었던 방이 이 곳이다. 현재는 박세리 사진과 사인이 남아 있다. 마이클 잭슨 방처럼 티롤호텔에 딱 하나밖에 없는 ‘티롤리언 스위트’ 방이다.

박세리 방으로 불리는 504호 모습.
박세리 방으로 불리는 504호 모습.

이 방의 흔적들이 사라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현재 티롤호텔 내부에 뿌연 연기가 여전히 가득차 내부를 자세히 볼 수 없기 때문.

소방당국 관계자는 “약간의 그을음 만이 객실에 남았을 뿐 큰 피해는 없다”고 말했다.

리조트 관계자도 “호텔 내부에 연기가 가득차 마이클 잭슨 방, 박세리 방 등이 현재 무사한지 정확한 파악이 어렵다”면서 “현장 감식 이후 객실을 들여다봐야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21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11시 5분께 무주 덕유산리조트 내 티롤호텔 5층 옥상 목조 구조물에서 불이나 4시간30여분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호텔 위 처마 밑 객실 내부 집기 등이 타 7억 5000여만 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또 호텔 118개 전체 객실 중 31개 객실에 있던 투숙객 83명과 직원 4명은 불길이 번지기 전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투숙객 2명은 미처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했지만 출동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3층 객실에서 구조됐다. 이 과정에서 50대 투숙객 한 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치료를 받고 현재는 퇴원한 상태다.

구조된 투숙객들과 직원들은 임시로 마련된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22일 오전 현장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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