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과·팀 돌아가며 ‘부서장’ 식사 챙기는 문화 여전히 남아
업무 불편 등 식사하며 털어놓을 수 있다는 장점, 반면 부담 느끼는 직원도 사실
전주시청, 전북교육청은 과거에는 존재했지만, 현재는 없다는 입장
전북도청은 노조 측에서 1월에 행정부지사에게 건의, 간부회의서 발언 나온 후 점차 축소 예정
“점심 밥이라도 편하게 먹으면 좋겠어요.”
직장인에게 점심시간은 일과 중 유일하게 주어진 휴식 시간. 그러나 불편한 상사와의 점심을 억지로 해야 한다면 부담일 수밖에 없다.
최근 공무원의 ‘시보 떡’ 관행 등 공직사회의 불합리한 조직문화가 폭로되는 가운데, 도내 공직사회에서도 일명 ‘부서장 모시기’로 불리는 점심 식사 문화가 도마 위에 올랐다.
부서장 모시기는 공직사회에 자리 잡은 조직 문화 중 하나로, ‘식사 당번제’로 볼 수 있다. 일례로 한 개 과 아래 3~4개 팀에서 요일마다 순번을 정해놓고 돌아가며 과장, 혹은 국장과 점심을 ‘대접’하는 문화다.
일각에서는 편하게 업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라는 시각도 있지만, 직원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가는 게 사실이다. 각 팀에서는 ‘과장이 식사 약속이 있는지, 식사 장소는 어디로, 메뉴는 어떤게 좋을지’ 정하는 것이 일과 중 하나다.
특히 이러한 문화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선이 시급하다. 각 팀이 차출한 비용을 통해 해당 식사 비용을 충당하는 문제도 불거질 수 있고, 개인 사정에 상관없이 참석하는 것이 관례로 자리 잡으면서 ‘갑질’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5인 이상 집합금지 등 세태 변화로 줄어드는 추세에 있다지만, 일선 시·군청, 더욱이 도내 최상위 행정기관인 전북도청에서도 이러한 모습을 여전히 찾아볼 수 있다.
전북도청과 전주시청, 전북도교육청 등 도내 대표 공공기관 공무원 노조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일부에서는 여전히 이런 문화가 행해지는 것으로 알려졌고 경찰 조직에서도 종종 발견된다고 한다.
전북도청의 경우 최근 공론화에 나서 철폐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월 새 집행부로 출발한 제7대 전라북도공무원노동조합에서 조직문화개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최훈 행정부지사에게 건의했고, 실·국장이 참석한 간부회의에서 공론화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실제 도청 기획관실부터 해당 문화가 사라졌고, 점점 다른 실·국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최훈 전북도 행정부지사는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일부 과에서 순번을 정해 국·과장과 식사를 하는 것으로 전해 들었고, 부담을 느끼는 직원들이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간부회의에서 언급했다”면서 “1월부터 점차 변화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일부에서 벌어진 문제지만 이러한 문화는 사라지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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