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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의 멋’은 어디로 갔는가

국승호 제2사회부·진안 기자
국승호 제2사회부·진안 기자

진안군장애인복지관(이하 복지관) 관장에서 물러난 배인재 씨가 최근 전라북도사회복지사협회(이하 전사협) 회장 자리에서도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 기관의 수장 자리에서 퇴진하는 그의 모습을 두고 “아름답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 전 관장은 지난 2월 말께 복지관장 직을 사임하기 전, 예전 휘하 직원들을 찾아가 무릎 꿇을 정도의 모습으로 진지한 반성 분위기를 내보였다고 전한다. 하지만 뒤로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는 평이 나온다. 수사기관에 “고발장을 낸 사람을 색출해 달라”고 했던 모양이다. 이에 대해 지역사회에서는 “깔끔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일었다.

전사협 회장 자리 사임에서도 비슷한 지적을 받는다. 당시 지역사회에서는 전사협 회장 자리 또한 복지관장 자리와 함께 물러나는 것이 순리라는 지적이 대세였다. 그렇게 하는 것이 “인권의 첨병인 사회복지사다운 퇴진”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그는 자리를 고수하면서 추이를 관망했다.

그러다가 지난달 3월 25일에서야 전사협 회장 자리를 사임했다. 하지만 지켜보는 사람들은 이 대목에서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시‘회장직 유지 여부 설문조사’에서 90%이상의 응답자가 ‘적정하지 않다’는 답을 내린 후여서다.

이 설문조사는 배 전 관장 스스로 진행한 것이었다. 그는 이른바 ‘셀프 확인’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회장 자리 퇴진을 결정한 셈이었다.

이에 대해 한 동료는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라는 평가를 내놨다.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후략).”

예전 어느 방송사 조사에서 한국인의 애송시 7위에 오른 이형기 시 ‘낙화’의 첫 구절이다.

배 전 관장은 가을열매를 위해 미련없이 꽃자리를 내어주는 ‘낙화의 멋’을 생각했어야 했다. 그것이 ‘갑질’로 까먹은 그의 업적에 대한 평가를 더 잘 받는 길이자, 본인 뒷모습을 보다 아름답게 하는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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