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화폭에 담는 두 화가가 만났다.
서양화가 이종만(69)과 한국화가 조현동(59)은 산, 꽃, 새, 나무 등 자연을 공통 소재로 취하지만, 이를 각각 서양화와 동양화라는 서로 다른 표현 방식으로 그려낸다. 이 작가의 자연이 구상과 추상 사이에서 움직이는 거침없는 붓질로 되살아난다면, 조 작가의 자연은 한국전통채색기법에 현대적인 공간 구성과 조형 어법으로 재탄생한다.
이들이 무주 최북미술관에서 ‘자연_두 가지 이야기’라는 주제로 기획전을 열고 있다.
이종만 작가는 주변에 있는 생명체를 그린다. 자신의 생활 반경 내에서 눈길을 주면 걸려드는 자연, 생명체를 재현한 것이다. 새와 꽃들이 그것이다. 그는 조금씩 빛이 바래고 시들고 말라가며 기어이 사라져 갈 생명체의 어느 한순간을 기억하고 기념하듯 그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엉겅퀴, 도라지꽃, 화조, 자목련, 접시꽃 등 그동안 작업·발표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작가는 익산에서 태어나 원광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전라미술상, 목정문화상을 수상했다.
동도서기, 법고창신을 기조로 작업하는 조현동 작가는 단청, 회화, 복식 등에서 볼 수 있는 우리 고유의 전통적인 색채감을 작품 바탕에 둔다. 이에 분리된 화판 조합 등 현대적인 공간과 조형 어법을 더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연-순환-이야기’, ‘공감-채집’, ‘자연-경계’ 작품을 선보인다. 2014년 이후 발표한 ‘자연-경계’는 꽃, 새, 나비, 어패류, 물고기 등을 소재로 자연의 경계와 공간을 비정형의 육면체와 원형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남원 출신인 조 작가는 원광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단국대 대학원(조형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단국대·울산대·목원대 외래교수 등을 역임했다. 전북미술대전 대상, 전라미술상 등을 받았다.
전시는 다음 달 18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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