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폭염특보가 연일 발효되고 있는 가운데 남원 ‘무개승강장’이 100여 곳이 넘는 것으로 나타나 해당 승강장을 이용하는 버스 이용객들이 온열질환 등 여름철 질환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무개 승강장은 시내버스 정류장이지만 지붕이 없는 채 표지판만 설치된 승강장을 말한다.
지난 13일 오후 3시께 남원시 하정동 한 버스정류장.
이곳은 인근에 전통시장과 각종 편의시설, 음식점들이 위치해 버스를 대기하는 시민들이 다수 있었다.
그러나 30도를 넘는 무더운 날씨를 피할 수 있는 시설은 전무한 채 덩그러니 버스정류장 표지판 만 서있었다.
건너편에 있는 버스정류장 또한 최소한의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장치를 찾아 볼수 없었다.
심지어 시민들은 가로수와 쉴 수 있는 의자도 없어 버스를 기다린 채 얼굴과 몸에는 땀을 흘리고 있다.
이날 그동안 남원지역에 내린 비로 습도까지 높아 체감온도는 35도 이상이었다.
조금이나마 더위를 피하고자 양산을 펴거나 부채질을 하고 휴대용 선풍기를 이용했지만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을 이겨내기엔 역부족이었다.
더위를 참지 못하면서 버스를 기다리다 못한 일부 시민은 택시를 타기 위해 자리를 옮기는 모습도 목격됐다.
장날을 맞이한 날에는 양손에 짐을 쥐어진 어르신들이 상점 앞과 그늘진 골목길에 줄지어 앉아 버스를 기다리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상인들의 전언이다.
이곳 버스정류장을 자주 이용한다는 양 모(52·여)씨는 “남원 시내에서 번화가에 속해 유동인구가 많은 곳인데 의자나 그늘막이 없다는 게 말도 안 된다”며 “최근 에어컨이 마련돼 있는 버스정류장도 생기는데 시대가 거꾸로 돌아가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남원시에 따르면 관내 시내버스 정류장은 모두 618곳으로 이중 버스 표지판만 있는 무개 승강장은 101곳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지붕이 있는 ‘유개 승강장’ 설치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이렇다 보니 시내버스 배차 시간이 긴 외곽지역 거주자들은 폭염과 비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
남원시 관계자는 “지적한 버스정류장과 관련해 이번 주 금요일에 승강장을 설치할 계획이다”며 “통행에 문제가 없고 불안전 요소를 확인해 유개 승강장으로 교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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