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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체육회

김영곤 논설위원

삽화 = 정윤성 기자
삽화 = 정윤성 기자

지난 주 유인탁 도체육회 사무처장이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장으로 옮긴다고 해 이를 둘러싼 설왕설래가 무성했다. 민선 출범 이후 전북체육 발전의 실무를 총괄했기에 떠나는 그를 두고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것도 잠시 코로나 상황이라는 중차대한 시기 난관을 헤쳐나갈 후임자 인물평과 함께 정강선 회장의 용인술 논쟁 또한 뜨거웠다.

사무처장 역할과 영향력은 누구나 인정할 만큼 막대하다. 전북체육의 대내외 업무를 꼼꼼하게 챙기고 해결하는 핵심 요직이다. 전북도와 도의회는 물론 각 경기단체, 시·군 체육회와도 긴밀한 소통이 필수적이다. 각급 유관기관, 언론 등과의 원만한 관계도 빼놓을 수가 없다. 코로나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체육 대회와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체육회는 속만 태우고 있다. 사무처장 역할이 그만큼 절실해지는 시기다. 그런 관점에서 후임자로 내정된 신준섭 남원시청 복싱감독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그는 유 처장과 함께 1984년 LA올림픽 금메달 영웅이다. 그들이 남긴 영광과 환희의 순간은 지금도 회자된다. 사무처장 바통터치에도 이런 인연들이 얽혀 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신 감독은 명성에 비해 행정 경험과 소통 능력에서 대체로 아쉽다는 반응이다.

이같은 인사 배경은 정강선 회장의 순탄치 않은 여정과도 무관치 않다. 정 회장은 선거 때 출사표에서 당선까지 숱한 화제를 뿌렸다. 취임한 뒤 고질적인 소통 부족으로 협조 기관과의 파열음이 적지 않아 고초를 겪었다. 그래도 당시엔 민선체제 첫 출범이라 한 걸음씩 물러서며 격려하고 축하해주는 분위기였다. 정치와 체육을 분리한다는 취지로 출범한 민선이지만 현실적 벽은 의외로 높았다. 체육회 예산이 전적으로 전북도에 의존하는 처지라 민선 회장의 한계는 분명해 보였다. 그런데다 지난해 1월 민선 개막과 함께 탕평·화합형 집행부를 기대했던 체육인들은 크게 실망했다. 탕평은 고사하고 선거캠프 핵심 인사를 부회장과 사무처장으로 발탁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정 회장의 고집불통 이미지와 소통 부재, 딱딱한 대인관계까지 온갖 쓴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그런 상황에서 정 회장과 체육인들의 관계는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비토 그룹의 지지와 협력을 기대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거의 무명에 가까운 그가 단기필마로 선거에 뛰어들어 역전승을 거머쥘 때부터 앙금은 쌓였다. 선거 이후에도 팽팽한 긴장관계는 멈추지 않았다. 그야말로 주변 상황이 고립무원과 진배없었다. 험로가 예상되는 그 때 코로나 사태로 인한‘허니문’기간을 맞았다. 정 회장도 나름 노력하고 있지만 간극을 좁히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그래도 민선에 걸맞은 리더십과 소통 노력이 어느 때보다 긴요한 시점이다. 능력 있는 인재를 과감히 발탁하고, 입장을 달리하는 측과 접촉면을 늘려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 정 회장이 공약한 민선 청사진이 앞당겨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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