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 소년범죄 해마다 증가, 폭행·공갈·갈취에 성폭력까지 수위 높고 유형도 다양
소년법이나 학교폭력 대응 매뉴얼 등 관련 법·제도 전면적 수정 검토돼야 한다는 목소리
학교폭력이나 소년범죄 등 촉법소년들의 일탈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화 된 것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특히 해마다 숫자가 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위와 유형 측면에서 폭행·상해·공갈·갈취에서부터 성폭력까지 성인범죄 못지않은 수준을 보이면서 날로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보다 더 큰 문제는 학교폭력이나 소년범죄 발생시 이에 대응해야 하는 학교·경찰 등 제도권의 매뉴얼과 조치가 실효성을 담보하지 못할뿐더러, 이 같은 일탈행위를 여느 아이들이 커가는 과정에서 할 수 있는 심한 장난 정도로 치부하는 분위기가 학교 안팎에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촉법소년들의 선 넘은 일탈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하는지 2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전북지역 촉법소년들의 선 넘은 일탈이 갈수록 느는 것은 물론 유형도 대담해지고 있다.
최근 3년간 전북경찰청의 소년범 검거 현황을 보면 2019년 2080건에서 2020년 2344건으로 늘었고, 올해는 8월말 기준 1369건을 기록했다.
강도와 강간추행, 방화 등 강력범이 꾸준히 발생했고, 절도나 폭력, 기타 특별법 위반 사례 등도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를 보였다.
현행 소년법상 형사미성년자로서 형사처벌 아닌 보호처분을 받는 14세 미만 촉법소년으로 범위를 좁혀도 마찬가지다. 2019년 214건이던 촉법소년 검거는 2020년 264건으로 늘었다.
학교폭력 검거 현황도 대동소이하다. 2019년 413건이 2020년 448건으로 늘었고, 올해는 8월말 기준 무려 341건이 적발·검거됐다.
학교폭력의 경우 폭행과 상해가 절반 수준이고, 나머지는 성폭력과 공갈, 기타 등으로 분류됐다.
더 큰 문제는 소년범죄나 학교폭력 모두 그 일탈의 유형이나 수위가 대담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익산지역에서는 초등학생 몇몇이 중·고등학생을 배후로 해 가정형편이 괜찮은 아이들을 물색해 강제로 담배를 피우게 한 후 이를 빌미로 돈을 요구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협박하고 때리면서 돈을 갈취하는 충격적인 수법이 폭로됐다.
부모가 없는 집에서 밤샘을 하며 지하주차장에 있는 차량을 무단으로 운전하고 파손시킨 사례도 있었다.
주변 아이들의 휴대전화를 뺏어 도박정보사이트 회원가입 인증을 시키는 방법으로 용돈을 버는 학생들도 계속 발생하고 있고, 무인택배보관소에서 택배를 훔쳐 되파는 경우도 있었다.
타 지역에서는 피해자의 얼굴을 성관계·유사성행위 사진에 합성한 불법합성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경우가 적발되기도 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가해를 주도하는 학생과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이 한 채팅창에서 대화하며 일상을 공유하는 것은 흔한 일이고,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등 SNS상에서의 욕설과 막말은 예삿일처럼 치부됐다.
아이들이 커가는 과정에서 벌이는 잠깐의 일탈로 보기에는 그 수위와 유형이 너무 대담해 예방 및 근절을 위한 실효적인 조치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일선 학교를 비롯한 교육당국과 경찰 등 사법당국에서 학교폭력과 소년범죄 예방·선도 활동을 하고 있지만,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수립돼 현장에서 작동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최우성 한국교사학회 학교폭력예방연구장은 “판에 박힌 학교폭력 실태조사 후속조치로는 학폭을 예방할 수 없고 피해자만 양산할 뿐”이라며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학교폭력의 정의(범위)를 축소해 학교폭력 책임교사들이 생활지도와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학생들의 강력범죄 연루 증가 추세나 학폭에 연루된 학생들의 높은 재범 비율 등에 비춰볼 때 사회적 합의를 통해 촉법소년의 연령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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