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 · 민간기업서 근무…폭넓은 경험 · 인맥
전북 신산업지도 시기 적절, 새만금 경쟁력 있어
기술력 갖춘 해외기업 유치…글로벌 새만금 지향
신원식(65) 전 한국천연가스·수소차량협회 상근부회장이 전북도 정무부지사로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그의 다채로운 이력에 눈길이 갔다. 신 부지사는 중앙부처에서 14년, 민간기업에서 26년을 일했다. 그의 이력은 중앙정부와 민간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국내와 해외라는 세로줄과 가로줄로 촘촘했다. 지난 7일 취임과 동시에 업무에 돌입한 신 부지사는 그 줄을 이용해 종횡무진 지역 현장을 누비고 있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찾아간다는 그를 만나 정무부지사의 역할, 전북 경제 체질 개선에 대한 비전 등을 들어봤다.
-먼저 전북도 정무부지사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고향에서 정부부지사로 근무하는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40년 전에 전북도 사무관으로 와서 근무했던 기억이 납니다. 40년 만에 다시 돌아와 가슴 벅찹니다. 그동안 몸은 멀리 있어도 고향 전북을 단 한시도 잊어 본 적이 없습니다. 고향 발전을 위해 헌신할 기회를 얻게 돼 기쁘면서도 코로나19로 엄중한 시기에 정무부지사라는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습니다. 그러나 송하진 지사님의 리더십, 직원들의 열정과 노력에 저의 산업 현장 경험이 더해진다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은 충만합니다.”
-정무부지사는 말 그대로 고도의 정무적 감각이 필요한 직책입니다. 부지사께서 자신의 정무적 감각을 평가하신다면.
“현대 민주 행정은 실무형 또는 정무형 어느 쪽에 치우쳐서는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사안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정무적 판단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저는 중앙부처와 다양한 민간기업에서 경제적 판단과 아울러 여러 이해 관계자들의 요구를 반영·조정하고 언론과도 의사소통하며 정무적 경험을 쌓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도내 시·군, 유관기관과의 가교역할 등 열린 마음으로 소통해 나가겠습니다.”
-앞서 잠깐 언급하신 것처럼 중앙부처에서 근무하다 민간기업으로 자리를 옮기셨습니다. 이직을 결심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저는 약 15년간 공직에 몸담았습니다. 그 당시 경제·산업 분야에서 근무했는데, 행정의 대상인 기업의 실정을 정확히 알지 못한 채 경제·산업 정책을 입안하고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데 대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기업 현장을 경험하며 경제·산업 분야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삼성중공업에서는 국가 경제 핵심의 한 축인 조선산업에 대한 상당한 이해도를 쌓았습니다. 이후 세계 오토바이 헬멧 시장에서 정상을 지키고 있는 HJC(홍진크라운)에서 근무하며 해외, 중소기업에 대한 경험도를 축적했습니다. 그렇게 대기업과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다 보니 업종도 조선, 생활용품, 전기, 친환경차 등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중앙부처와 민간기업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제가 전북에 기여할 수 있는 바가 있다고 판단해 이 자리로 오게 됐습니다.”
-정무부지사께서는 중앙부처, 대기업, 중소기업 모두 경험해보셨습니다. 각 경험을 통해 배운 가장 중요한 것들을 꼽아주신다면.
“노력한 것만 가지고는 인정을 못 받는 것이 기업과 공직사회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은 성과를 만들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다리품을 팔아야 합니다. 현장에서 다리품을 팔면 안 되는 일은 왜 안되는지 그 이유를 파악하고, 이를 개선해 일이 되게끔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다리품을 팔아 나의 간절함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면 상대방도 협조적인 태도로 변합니다. 결국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맥을 잡고 다리품을 팔아야 한다는 걸 배웠습니다. 제가 몸소 경험한 중소기업은 생각보다 더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중소기업은 오너체제의 기업입니다. 대기업은 조직이 뒷받침해주지만, 중소기업은 상당 부분을 오너가 리스크를 안고 해결해야 합니다. 오너들에 대한 인간적·개인적 존경심이 생겼습니다. 또 기업 유치를 위해서는 맞춤형 정책이 필요합니다. 기업의 애로를 파악하고 경쟁력 있는 지원책을 제시해야만 기업 유치가 가능합니다. 향후 전북에 기업을 유치하는 데 있어 교육 부문에 대한 세심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새만금을 포함한 전북 투자 유치 전략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투자 유치를 위해 기업을 대상으로 한 많은 홍보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와 관련 반기별로 수도권 기업을 상대로 투자 유치 설명회를 열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새만금의 여건을 설명할 계획입니다. 지속발전을 위해 신산업을 모색하는 기업 입장에서 새로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새만금은 충분히 매력적인 지역입니다. 특히 새만금은 신재생에너지, 수소, 데이터 등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전북도가 이를 ‘신산업 지도’로 명명했는데, 아주 적절한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새만금을 포함한 전북이 신산업 지도를 완성하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또 투자 유치에 있어 수도권과의 거리도 고려 대상입니다. 최근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법 통과로 세종시라는 새로운 행정도시가 생기면 이를 중심으로 많은 네트워크가 갖춰지리라 예상됩니다. 세종시에서 1시간 거리인 새만금에는 공항·항만·철도 등 교통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쟁력을 토대로 새만금에 세계적 기술력을 갖춘 해외기업을 유치해, 새만금이 국제산업단지로 자리매김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이미 세계시장에 진출한 해외기업을 전북에 유치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수한 기술을 이전받고, 부품공장 등을 지역에 설립하면 빠른 성장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세계시장을 향한 글로벌 새만금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본격적인 업무에 앞서 전북도 간부진들에게 세 가지를 당부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계급적인 요소를 배제하라. 나를 많이 가르쳐달라. 그리고 나를 이용하라. 이 당부의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평소 조직 생활을 하면서 갖고 있던 생각이었습니다. 직위분류제라고 하듯 직위에 따라 역할이 다른 것뿐이지 사장이라고 높고, 직원이라고 낮은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정무부지사라는 직책을 가진 것뿐입니다. 그래서 상하관계가 아닌 수평관계, 즉 파트너십을 추구합니다.”
-특별히 도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그동안 제가 중앙부처나 민간기업, 해외시장에서 일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지역 발전을 위해 힘을 쏟겠습니다. 미흡한 부분이 있더라도 제 충정을 이해해 주시고, 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작으나마 제가 있는 동안 지역 경제·산업 발전을 위해 이바지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신원식 정무부지사는
부안 출신인 신 부지사는 서울 동성고와 서울대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제24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다. 상공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 국제협력과, 산업정책과, 통상지원과장을 끝으로 공직을 떠난 뒤 삼성중공업 이사, 홍진크라운 전무, 효성기계공업㈜ 전무, 일진전기㈜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최근에는 환경부 산하의 한국천연가스·수소차량협회 상근부회장으로 근무했다.
도는 민관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연륜, 폭넓은 인맥을 두루 갖춘 신 부지사가 전북 신산업 지도의 완성, 신성장동력산업 육성, 국내외 기업 투자 유치 등 민선 7기 마무리 시점에서 도정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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