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상용차 공장인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이 26년만에 처음으로 소형 상용차를 생산하게 돼 침체일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7일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울산공장 본관에서 고용안정위원회를 개최한 결과 오랜 진통 끝에 전주공장으로 스타리아 물량 일부를 이관하기로 극적 합의를 이뤘다.
전주공장으로 스타리아 이관이 난관에 봉착하면서 전북도의회 송지용 의장과 최영일 부의장 등은 지난달 28일 현대차 울산공장을 긴급 방문하고 노사 양측을 만나기도 했다.
전주공장에서 만들게 될 스타리아는 밴 모델로 현재 울산4공장에서 생산 중인데 이번 물량 이관으로 약 8000대 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스타리아 한대당 평균 가격이 3000만원대 전후임을 감안하면 물량 이관으로 인한 생산유발액수는 2400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버스 생산량 감소로 5개 라인 중 1~2개 라인만 가동 중인 상황에서 1000여명이 넘는 유휴인력이 스타리아 생산에 전환배치돼 전주공장 직원들은 일감 확보라는 희망을 찾게 됐다.
지난 1995년 문을 연 전주공장은 세계 최대규모인 연간 10만대 상용차 생산시설을 갖추고 지역경제를 견인했다.
2014년 물류 호황에 힘입어 연간 6만 9000대를 생산하는 등 국내 상용차의 95%를 점유했지만 유럽 친환경차의 내수 공략과 코로나19로 수요가 줄면서 주문량이 감소해 지난해 3만 6000대 생산에 머물렀다.
중대형 버스, 트럭, 엔진을 생산하는 전주공장은 소형 상용차인 스타리아 물량 이관 합의를 거두기까지 전주·울산 노조, 사측 등 다자간이 2년 넘게 긴 협의로 수차례 고용안정위원회가 파행되거나 연기되는 내홍을 겪었다.
물리적 충돌로 전주공장 대표가 폭행을 입는 사태도 맞이했지만 지난 6일 고용안정회의가 하루 연기되면서까지 숙고의 시간을 거쳐 이상수 지부장과 30여명의 고용안정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는 후문도 전해졌다.
북미 수출 물량인 팰리세이드 2만대를 울산이 갖고 일감이 없는 전주에 소형 상용차인 스타리아를 이관하는데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도 이번 합의를 도출하는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물량 이관사태에서 드러났듯 전주공장은 생산 대비 시장 수요가 한정적이란 점에서 향후 리베로, 포터 같은 소형 트럭과 싼타크루즈, 팰리세이드 등 생산 차종의 확대가 꼭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주인구 전주공장 노조위원회 의장은 합의 직후 “기존에 생산하던 차종의 파생차가 아닌 새로운 차종을 생산하는 만큼 노사 모두 책임감을 갖고 노조도 철저한 준비와 제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우영 전주공장 홍보과장은 “스타리아 이관으로 전주공장 생산라인의 일부 설비 개선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향후 스타리아 물량 이관으로 인한 생산 인력 등 세부 계획은 노사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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