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PD)
20주년을 맞은 전주세계소리축제, 27회의 공연 중 백미는 <전북청년열전> . 명불허전 폐막공연이었다. 작년에 이어 비대면 라이브, 스마트폰 대신 65인치 화면에 우퍼와 사운드바가 설치된 TV환경으로 관람을 준비했다. 이제 강태공처럼 파동의 수면에 청각을 초집중 한다. 전율을 기다린다. 전북청년열전>
첫 공연은 『뱃노래』. 풍물패와 비보이의 무대이니 소리와 몸짓의 하모니다. 신명의 가락에 둠칫둠칫 비보잉이 융화된다. 관객의 흥을 올려놓기 충분하다. 합죽선 들고 플렉스하는 비보이는 인상적이다.
두 번째 공연은 『영인블루스』.
이어진 흥 덕인가? 전율이 온다. 진득한 블루스 기타, 하몬드 오르간에 반사적으로 화면에 다가간다. 깜빡한 리모콘 찾아 볼륨을 올린다. 이어 붉은 의상의 무용가들이 유려히 무대를 누빈다. 다시 분위기는 소리가 주도, 와우페달에 카랑카랑한 기타, 몽환적 건반, 절제된 베이스, 찰진 스네어와 꽉찬 드럼 필인(Fill-in), 프로그레시브 대곡의 탄생이다. <안태상 프로젝트> 와 <두댄스> , 드러머 신동진이 참여했다. 폐막 무대 중 단연 발군. 두댄스> 안태상>
세 번째 무대는 『석양』. 가야금 연주가 대단히 사이키델릭하다. 옛 악기는 제약이 아닌 새로운 자극이다. 이어 네 번째 무대는 『군악』. 검무와 타악 협연으로 장구 가락이 만든 긴장감은 특히 귓가에 남는다.
마지막 무대 『해야』. 차분한 클라리넷 소리와 담담한 노래는 축제 20주년을 반추하는 듯하다. 고조된 음악은 웅장했고, 무용단의 한삼(汗衫) - 탈춤에서 소매에 덧대는 긴 천 - 의 물결이 거친 바다 위 태양과 그 반영(反映)이 되어 황홀한 무대를 만든다.
전북 예술가들의 하모니, 폐막공연 관람 후 이 멋진 현장을 직관하지 못한 아쉬움이 밀려온다. 다행이 유튜브로 다시 접할 수 있지만 혹여 라이브의 전율은 반감, 실종, 곡해되지 않기를 빈다.
원컨대 이번 폐막공연 중 주요 음악이 ‘정식 음원’, 몸짓과의 협연은 ‘정식 공연’으로 축적돼 이어지길 기대한다. 특히 영인블루스는 유일하게 창작·초연된 곡이며 완성도 또한 높다. <열정> , <널 그리며> 등 <안태상 오감도> 의 초기곡들이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오지 않는 이유는 다름 아닌 정식 음원의 부재다. 한삼을 활용한 <널마루 무용단> 의 황홀한 무대 또한 가치가 크다. 널마루> 안태상> 널> 열정>
닷새간 짧은 축제, 폐막공연 하나만으로도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정체성이 굳건하다. 이제는 응당 내년을 기대하는 바, 현장직관이 우선이며 이전의 전율을 능가하는 무대, 다시 보고 싶은 무대를 기대한다.
미르(PD)는...
JTV매직FM 라디오 <미르의 테마뮤직 오디세이> 의 DJ 겸 독거 기타리스트이자 개그를 다큐로 승화시키는 PD. 미르의>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