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침을 여는 시> 감사
서석구
나무가 열매를 주는 것은
하늘에 감사의 보답이고요
나무가 그늘을 주는 것은
사람에게 감사의 뜻이고요
꽃이 향기를 주는 것은
바람에 감사의 뜻이고요
꽃이 아름다운 빛깔을 주는 것은
태양에게 감사의 뜻이랍니다
가을 하늘이 저리 높고 파란 것은
보아도 보아도 하늘이기 때문이지요
△코로나19와 함께한 공포의 한 해를 보내면서 ‘감사’의 시를 선뜻 내놓으셨다. 시는 번뇌를 버리고 바른 이치를 깨달은 마음이 어휘 그림자 속에 숨어있다. 시를 읽는 동안 부끄러움을 준다. 아니 ‘감사’라는 시어에 항거하고 싶어진다. 모든 아픔과 고난은 덮어두고 하늘과 나무와 태양 그리고 내 곁의 사람에게도 감사할 줄 알아야 행복해진다는 사실을 다시 성찰해 본다. 침묵으로 무엇을 누구에게 어떻게 감사해야 할지를 떠올려 본다. 이소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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