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
두 사람이 한 자전거를 타고
한 묶음이 되어 지나간다
핸들을 조종하는 남자 뒤에서
남자를 조종하는 여자
허리를 껴안고 중심을 잡는다
남자의 근육 세포가
미세함 그대로
여자의 가슴에 전해진다
둘이 하나가 되기 위해
서로를 조종해가는
완벽한 합일!
지금,
세상의 중심이 저들에게 있다
△오랜만에 짜릿한 전율이 감도는 ‘사랑’이다. 빛바랜 흑백사진을 보는 것 같은 사랑 이야기여서 잊고 살았던 사랑을 다시 찾고 싶었다.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했던, “한 묶음이 되어” 달렸던 추억이 기억으로 나의 청춘을 불사른다. “허리를 껴안고 중심을 잡는” 그 순간은 바람도 비껴가지 않았던가. “핸들을 조종하는 남자”의 등은 이 세상에서 제일 듬직하고 커 보이지 않았던가. 고통은 ‘사랑’의 무늬였습니다. 이소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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