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마트‧백화점 등 방역패스 집행정지 일부 인용
지역간 형평성 논란⋯일부 도민 "방역패스 효력정지 아니냐"
법원이 상점·마트·백화점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은 '과도한 제한'이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일단 접수된 서울에 한정해 상점‧마트‧백화점 등에 대한 방역패스 효력을 정지하면서 지역 간 형평성 논란까지 번지고 있다.
서울 마트‧백화점 등 방역패스 효력정지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찬사 한원교)는 지난 14일 "상점·마트·백화점은 이용 형태에 비춰볼 때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볼 수 있다. 백신 미접종자들의 출입 자체를 통제하는 불이익을 준 것은 과도한 제한"이라고 방역패스 집행정지를 일부 인용했다. 다만 방역패스 정책을 실제로 '시행'하는 주체를 정부가 아닌 서울시장으로 보고 서울 소재 상점·마트·백화점에만 집행정지 결정을 내렸다.
이 결과 방역당국의 현행 방역패스 정책에 제동이 걸리면서 전면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장 큰 문제는 지역 간 형평성 문제다. 법원이 지역을 서울 내로 한정하면서 서울을 제외한 타 시‧도에 적용된 방역패스 제도는 현장에서 유지된다. 이 같은 현상에 전북에서 현행 방역패스제도가 지속될 경우 전북도 방역당국을 상대로하는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등 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도 관계자는 “법원이 서울에 방역패스 정지를 한정했지만 17일 정부입장과 지침에 맞춰 방역패스 문제를 검토할 것”이라며 “정부 지침을 검토한 후 해당 기관에 행정명령을 다시 내릴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방역패스 안해도 되는거 아니야?”
현장 곳곳서 ‘혼선’
지난 15일 전주시의 한 대형마트. 입구에는 ‘방역패스 시행 안내’라는 안내문과 스마트폰 QR코드 확인을 위한 태블릿PC 5대가 설치돼있었다. 주변에는 직원 2명이 방역패스를 확인하고 스마트폰 활용이 어려운 이용객을 상대로 방역패스 확인 방법을 안내했다.
시민들은 대체로 직원에 안내에 따라 방역패스 확인에 협조적이었지만, 지난 14일 결정된 서울 대형마트‧백화점 방역패스 효력정지로 인해 혼란을 겪는 시민도 있었다.
한 이용객은 방역패스를 확인해달라는 직원에 말에 “어제 방역패스 효력정지 된 것 아니냐. 왜 방역패스를 보여달라고 하냐”며 묻기도 했다. 하지만 직원은 “서울에 있는 대형마트만 방역패스가 효력 정지된 것”이라며 방역패스를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
방역패스 안내 직원은 “대부분 이용객들은 방역패스 확인 요청을 잘 따라주지만, 일부 이용객들은 서울 대형마트‧백화점 방역패스 효력정지 결정을 전국에 적용한 것으로 오해하기도 해 문의할 경우 따로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 박경제 씨(57)는 “뉴스를 제대로 보지 못하면 방역패스 적용 지역을 오해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인구가 가장 많은 서울도 방역패스가 적용되지 않는데, 형평성이나 혼란을 막기 위해 적용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정규·이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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