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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대전환 - 역사문화자원에 투자하자

송화섭(중앙대 교수·후백제학회장)
송화섭(중앙대 교수·후백제학회장)

그동안 전북도민들은 전북발전에 상실감과 자괴감이 컸다. 도내에는 큰 산업체도 없고, 돈을 만드는 대기업은 폐쇄되고 공기업은 타도로 이전되는 상황을 바라보며 탄식만 해왔다. 일자리가 없으니 돈이 돌지 않고 지역경제가 어렵고 재정 형편이 열악한 상황이다. 새만금도 30년이 지났는데 언제까지 새만금에만 매달려야 하느냐고 불만이다. 결국 도민들의 볼멘소리는 무능한 정치권으로 향한다. 각 시군별로 농공단지에 중소기업 유치를 힘쓰고 있으나 전북발전에 큰 동력은 되지 못한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가 가랑이가 찢어진다고 하였다. 전라북도는 낙후되어 있으니 지역발전이 더디다고 한목소리이다. 지역발전의 기준은 무엇인가. 낙후되었으니 희망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자. 지역발전의 패러다임(paradigm)을 바꾸자. 대기업 유치만이 살길은 아니다, 연기 없는 굴뚝산업이 관광산업이다. 전북의 중심 전주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전주한옥마을은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코스이다. 전라북도는 덜 개발된 덕분에 자연미적인 관광자원이 넘쳐나는 지역이다.

불과 2∼3년 사이에 전라북도 역사문화권 관광자원이 급부상하고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곳이 전북 동부 산간지역의 가야문화권이다. 가야사가 문재인정부 국정과제로 초대되면서 고고학자와 발굴기관의 헌신적 노력으로 그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지난 1월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후백제문화권 지방정부협의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주최하고 후백제학회가 주관한 “역사문화권 지정을 위한 후백제 국회토론회”가 열렸다. 후백제가 역사문화권 정비에 관한 특별법 입법 발의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발 앞서 김제, 정읍, 고창 등 서부평야지대의 마한이 역사문화권 정비에 관한 특별법에 추가 지정되었다.

전라북도 역사문화권은 전주가 후백제문화권, 동부산간지역이 가야-후백제문화권, 서부평야지역은 마한-백제문화권, 군산도-변산반도-줄포만의 해양문화권이 산간, 도시, 평야, 해양의 균형 구도를 갖추고 있다. 전라북도 역사문화권이 한국을 넘어서 세계사적인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하였다. 전북가야고분이 국가사적으로 지정된데 이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다. 장수 삼봉리 가야고분군과 운봉 유곡리 가야고분군은 산의 나무를 벌채만 하였는데, 산덩이만한 가야고분의 실상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바라볼수록 감동적이다.

미래산업은 디지털미디어와 역사문화자원이 결합한 문화콘텐츠산업이 주도할 것이다. 전북 역사문화자원에 디지털미디어 옷을 입히자. 코로나19 팬데믹 현상도 지구환경의 훼손과 파괴의 결과이다. 지구온난화가 기후변화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더 이상 자연생태를 파헤치지 말자. 앞으로 정책은 자연생태와 문화생태 보존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그동안 지역발전은 개발논리를 앞세워 자연생태를 파괴하는 토건주의에 의존해왔다면, 앞으로 지역발전은 자연생태와 문화생태를 살려내는 방향이어야 한다.

예를 들면 줄포만 갯벌의 훼손이 불 보듯 뻔한 고창-부안 노을대교 건설보다 그 건설비용으로 줄포만 해양문화테마파크를 조성하여 주민소득과 지역경제에 동력을 일으키도록 해야 한다. 전라북도 역사문화의 관광자원화는 저비용 고효율의 황금알을 낳는 미래산업이다. 역사문화가 콘텐츠라면, 관광은 활용이요, 수익창출이 산업이다. 전북발전의 인식과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타 도와 차별화 전략으로 문화콘텐츠산업에 투자하자. 진취적이고 혁신적인 전북정신에 불을 당겨 미래지향적 전북발전에 상승 기운을 타자.

/송화섭(중앙대 교수·후백제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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