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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가야, 본래 이름 찾았다

곽장근(군산대 교수·가야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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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장근 군산대 교수·가야문화연구소장

가야사 국정과제 추진을 위해 만든 신조어가 전북가야다. 전북 동부에서만 발견된 가야 봉화망에 그 근거를 두었다. 전북 남원시와 완주군·진안군·무주군·장수군·임실군·순창군, 충남 금산군이 여기에 해당된다. 다시 또 전북가야의 용어에는 국정과제에 국민들을 초대하기 위한 대중적이고 홍보적인 의미만 담겼음을 밝힌다.

우리나라 전통지리학의 지침서가 ‘산경표’이다. 순창군 순창읍 남산대에서 탄생한 신경준이 편찬했다. 이 책에 실린 백두대간은 전북가야의 보금자리였다. 한반도의 척추이자 자연생태계의 보고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전북가야의 품속이자 터전이었다. 백두대간 양쪽 운봉고원과 진안고원에 기반을 둔 가야세력이 가야 소국으로까지 발전했기 때문이다.

가야사 국정과제가 시작되기 이전까지만 해도 운봉가야와 장수가야라는 임시 용어로 그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 솔직히 전북가야의 가명(假名)들이다. 왜냐하면 워낙 발굴조사가 미진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전라북도의 예산 지원으로 그 실체가 명쾌하게 검증됐고, 가야 봉화 및 산성, 제철유적의 분포양상도 파악됐다. 모두 다 전북가야의 아이콘(icon)들이다.

백두대간 동쪽 운봉고원은 신선의 땅으로 회자된다. 그 의미에 걸맞게 가야 이야기도 차고 넘친다.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 동북아를 아우르는 당대 최고급 위세품을 거의 다 모았다. 가야 고총에서 나온 금동신발, 철제초두는 모든 가야 영역에서 한 점씩만 출토됐다. 중국 양나라에서 바다를 건너온 계수호와 청동거울도 역시 운봉가야 고총에서만 나왔다.

금강 최상류에 지역적인 기반을 둔 장수가야는 봉화 왕국이다. 주지하다시피 가야 봉화는 국가의 존재와 국가의 영역과 국가의 국력을 대변한다. 현재까지 복원된 가야 봉화로의 최종 종착지가 장수군 장계분지이다. 240여 기의 가야 고총이 장수군 일원에서 발견되어 고고학 자료로 장수가야의 존재를 확증했다. 엄밀히 말하면 장수가야는 ICT왕국이다.

예나 지금이나 국력의 원천은 철이다. 철광석을 녹여 철을 생산하던 제철유적은 포항제철과 그 의미가 똑같다. 전북 동부에 가야 봉화망을 구축하려면 반드시 국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전북가야의 영역에서 250여 개소의 제철유적이 발견되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직은 전북가야와의 연관성이 검증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에서 제철유적의 밀집도가 가장 높다.

가야 소국의 위치 비정은 역사고고학의 범주에 속한다. 문헌의 내용이 유적과 유물로 입증되면 학계의 논의가 시작되고, 이를 근거로 결론 도출도 가능하다. 전북 동부에서 축적된 고고학 자료를 문헌에 접목시켜 운봉가야를 기문국으로 장수가야를 반파국으로 비정했다. 당시 문헌에서 요구하는 대부분의 내용을 고고학 자료로 충족시켰다.

1500년 전 백제 무령왕은 가야로 본격 진출할 때 기문국의 복속을 선언했다. 반파국은 기문국을 지키기 위해 백제와 3년 전쟁을 불사했고, 신라와는 적대관계를 야기한 봉화 왕국이다. 중국, 일본 문헌에 한 묶음으로 기문국과 반파국이 등장한다. 전북가야를 탄생시킨 가야 소국들로 역동성과 다양성, 국제성으로 상징된다.

언제나 늘 국민들은 가야를 철의 왕국으로 복원해 달라고 열망한다. 모든 가야의 영역에서 가장 많은 제철유적이 전북 동부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지속적인 검증이 요망된다. 올해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등 가야고분군이 세계유산 등재도 염원한다. 전북 동부에 350여 기의 가야 고총과 120여 개소의 가야 봉화를 남긴 전북가야가 백두대간을 무대로 대도약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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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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