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님들의 평소 말씀을 마음에 담아 두고 고객을 대하다 보니 보이스피싱 의심 상황에서 적극적인 대응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싹싹하고 야무지다’는 평을 받는 부귀농협 직원 조자영(27) 씨. 조자영 씨는 본점, 지점, 김치공장 등 3군데 사업장을 가지고 있는 부귀농협에서 본점의 예금계 ‘팀장보’라는 직함으로 일한다.
조 팀장보는 최근 고령의 조합원 A씨(80)가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를 당하기 일보 직전, 이를 막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해 직장과 지역사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4일 할아버지뻘 되시는 고객님(조합원 A씨)이 오셔서 1000만원에 가까운 현금을 인출해 달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사용처를 물었지요. 그랬더니 ‘치과 치료비용을 내기 위해서’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조 팀장보는 “병원비용 때문이라면 현금보다는 수표 발행이나 통장 계좌이체 하는 방법이 편리하니 그렇게 하시면 좋겠다”고 권유했지만 “A씨는 한사코 현금인출을 고집했다”고 했다.
진안지역에서 나고 자란 조 팀장보는 “시골 어르신이 병원비용으로 쓰겠다며 그렇게 큰 액수를 현금으로 인출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흔치 않은 경우”라고 말했다. 이어 “더군다나 A씨의 태도가 자연스럽지 않아 보여 순간적으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조 팀장보는 “잠시만 기다리자”고 A씨를 설득하면서 이 상황을 즉시 112에 신고하고 경찰 출동 시까지 현금 인출을 지연시켰다.
당시 A씨는 보이스피싱을 당하기 일보 직전의 상황에 놓여 있었다. 농협 예금창구 앞에서 현금 인출을 요구하던 A씨는 휴대폰 통화 중인 상태에서 보이스피싱 사기꾼의 지시대로 움직이고 있었다는 사실이 경찰 출동 후 확인된 것.
조 팀장보의 판단력과 기지가 전화금융사기 일보 직전에 놓였던 고령 조합원의 재산피해를 막아냈다며 주변의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한 공로로 조 팀장보는 지난 18일 진안경찰서 김홍훈 서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이번 피해예방 건과 관련해 농협 동료직원 다수는 “거액의 현금을 인출하려는 어르신의 태도를 예의주시하면서 상황을 읽어낸 조자영 씨의 관찰력은 훌륭했다”며 “‘사근사근하고 야무진 평소 성격’이 한몫 단단히 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평소 우리 농협 임원님들은 ‘조합원님의 재산이 내 재산이라는 생각으로, 조합원님 한분 한분을 모두 가족처럼 여기는 마음으로 업무에 임하라’고 이르십니다. 이런 분위기가 있어 보이스피싱이 막아진 것 같습니다.”
조 팀장보는 자신의 공을 직장 분위기 덕분으로 돌렸다.
미혼인 그는 현재 부귀면 대곡마을에서 부모뿐 아니라 조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부친 조모씨, 모친 장모씨와는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이른바 ‘찐 농협패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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