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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재 동화작가의 ‘꽃탑’…“보물석탑과 돌무더기탑 대비해 동화의 향기 담아”

장수 출신 박상재 작가, 김충경 화백의 그림동화책
탑으로 표현한 신분…석탑은 가진 자, 돌탑은 소외 계층

장수 출신의 박상재 동화작가가 김충경 화백과 손잡고 새로운 그림동화책 <꽃탑> (신아출판사)을 출간했다.

이 동화는 고즈넉한 천년 암자를 배경으로 나라에서 보물로 지정한 석탑과 주지스님이 십 년이라는 시간 동안 쌓아올린 돌탑을 대비했다. 석탑과 돌탑은 각각 높고 낮은 신분을 상징한다. 석탑은 가진 자, 권력, 거만함이라면 돌탑은 소외 계층이고, 마이너, 쓸쓸함이다.

석탑에게 늘 업신여김을 받고 사람들로부터 외면 받던 돌탑이 비둘기의 도움으로 신분 상승한다. 비둘기가 심은 오색 나팔꽃으로 뒤덮여 돌탑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꽃탑이 된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판타지 문학이라고도 할 수 있는 동화의 특징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산들바람이 불어왔습니다. 풍경소리가 해맑게 들려왔습니다. (중략) 비둘기가 굴참나무 가지 위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보물 석탑도 부럽게 쳐다보았습니다. 꽃탑이 된 아름다운 돌탑의 모습을. 이제 석탑보다 돌탑 앞에 사람들이 더 많이 머물다 갔습니다. 3층 석탑은 외로움을 끙끙 앓아야 했습니다.”( <꽃탑> 일부)

돌탑은 화려한 꽃에 둘러 싸여 겉치레만 화려해진 것이 아니라 오랜 동안 쌓아온 내공으로 보다 더 속이 깊고 품이 넓은 탑이 됐다. 그럼에도 발길에 차이는 하찮은 돌로 이루어진 돌탑은 보물로 지정된 신분이 높은 석탑을 부러워 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박상재 동화작가는 콧대 높은 석탑이 오히려 꽃탑이 된 돌탑을 부러워하는 반전도 그렸다. 음지가 양지가 되고, 가장 낮은 자가 높은 자가 되고, 돌무더기 석탑이 화려한 꽃탑으로 변신하는 것이 이 동화의 매력이다.

박상재 동화작가는 지난 1981년 아동문예 신인상과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을 통해 등단했다. 40년이라는 시간동안 동화를 써오며 한국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PEN 문학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개미가 된 아이> , <아름다운 철도원과 고양이 역장> , <돼지는 잘못이 없어요> , <잃어버린 도깨비> 등 동화집 120여 권을 냈다. 한국아동문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아동문학사조’ 발행인과 (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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