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독립을 위해 일제에 맞서 싸운 독립운동 유공자의 훈·포장 상당수가 아직도 후손들에게 전달되지 못한 채 보관 중인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정부에선 몇 해 전부터 독립유공자 후손 찾기에 나섰지만 세월이 너무 흘러 자료가 소실되거나 중국과 북한 등 해외 거주자들이 많고 뒤늦은 서훈에 후손들이 알지 못하는 사례가 많아 독립운동에 헌신한 유공자들이 합당한 예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3·1운동과 의병운동 학생운동 국내외 항일운동 임시정부 참여 등 다양한 형태로 나라의 독립을 위해 앞장선 전북지역 독립운동 훈·포장 수여자는 총 1104명에 달한다. 하지만 아직도 독립 유공자 392명의 훈·포장은 후손들에게 전달하지 못한 채 정부에서 보관 중이다. 전달하지 못한 훈·포장은 훈격별로 독립장 5명, 애국장 132명, 애족장 142명, 건국포장 21명, 대통령 표창 92명이다, 독립운동 계열별로는 의병운동 296명, 3·1운동 53명, 국내 항일운동 32명, 학생운동 6명, 광복군 참여 1명, 임시정부 참여 1명, 만주 방면 2명, 미주 방면 1명 등이다.
임실 출신 고 김경삼 씨는 임실·장수지역에서 수백 명을 모아 의병운동을 하다 일본군과 전투 중 순국했다. 이러한 공로로 2011년 애국장을 받았다. 옥구 출신인 고 고판홍 씨도 상해 임시정부에 군자금을 제공해오다 일경에게 붙잡혀 6년간 옥고를 치렀고 뒤늦게 공적이 확인돼 1995년 애국장을 받았다. 전주 출신 고 권봉화 씨도 3.1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했다가 붙잡혀 유죄판결을 받았고 지난 2019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그러나 후손을 찾지 못해 이 분들의 훈·포장은 창고에 보관 중이다.
국가보훈처는 각종 기록과 자료를 추적하고 자치단체 등의 협조를 통해 독립유공자 후손 찾기에 주력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많은 게 현실이다. 정부와 자치단체뿐만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도 지역에서 활동한 독립운동 유공자와 후손 찾기에 나서야 한다. 지난 1990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 받은 완주 삼례출신인 김춘배 의사도 후손과 지역 문화계 인사의 노력으로 28년 만에야 훈장을 전달받았다.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독립 유공자에 대한 관심과 지원에 정부와 국민 모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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