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사는 30대 직장인 김태우 씨는 얼마 전 보유하던 주식을 정리하고 계좌에 남은 금액 2000만원을 은행 적금에 예치하기로 결심했다.
최근 금융시장이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다 보니 은행 문을 두드린 것이다.
하지만 김씨는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의 예금 금리 인상이 지지부진하자 다른 투자처를 찾아 나서기로 방향을 바꿨다.
김씨는 “은행들이 제시한 우대 금리 조건을 채우려면 서류 발급 등이 귀찮고 금리도 크게 오른 것 같지 않다”며 “아직은 주식 투자에 위험 부담이 크지만 당장 은행의 적금 가입 보다 수익률이 더 괜찮은 쪽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씨와 같이 금리 인상기를 맞아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기 위한 돈의 흐름이 점차 은행 예금 쪽으로 몰리고 있다.
하지만 예년에 비해 특판 예금이 줄어들고 대출 금리도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예금 금리는 인상 속도가 더디면서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시중은행은 금융당국의 대출 총량 규제로 높여 놨던 대출의 문턱을 크게 낮추고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대출 금리를 전보다 올렸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제1금융권의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1월 중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1.65%로 지난달 대비 5bp 하락했고 대출금리는 연 3.45%로 지난달과 비교해 20bp 상승했다.
제2금융권의 예금금리(1년만기 정기예탁금 기준)는 상호저축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상승했으며 대출금리(일반대출 기준)도 상호저축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상승했다.
에금금리가 대출금리 상승에 크게 미치지 못하면서 김태우 씨 경우와 같이 금융소비자들이 예금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북지역의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지역 내 제1금융권인 은행 예금은 보통예금 및 정기예금의 증가 전환 등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대비 1429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2금융권인 상호금융(-1085억원), 상호저축은행(-135억원) 등에서도 예금이 모두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결국 서민들은 원리금 상환에 허리가 휘는데 은행들은 예대금리 차이를 이용해 수익을 올리고 있어 결국 은행들만 배를 불리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거세진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시장 변화를 감지한 일부 은행들은 우대 금리 포함 최대 연이율 4%까지 이전보다 높은 금리를 내건 예·적금 신상품을 내놓으면서 특판 경쟁에 나서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지역 내 금융기관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은행들도 상대적으로 금리 매력이 높은 수신 상품에 고객을 확보하는 경쟁으로 돌입할 수밖에 없다”며 “주식시장의 약세와 부동산 시장 관망세에 힘입어 은행들도 특판 예금을 속속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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