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히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날씨에 신록의 사이로 아카시아 꽃 향기가 스며드는 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여 더욱 의미가 있는 계절이다.
특히 1989년 UN에서 5월 15일을 ‘세계 가정의 날’로 지정한 이래 우리나라에서는 1994년부터 ‘가정의 날’로 기념행사를 하고 있으며, 2004년에 제정된 ‘건강가정기본법’은 5월을 ‘가정의 달’로 제정하게 되었다. 5일 ‘어린이 날’을 시작으로 8일 ‘어버이 날’, 18일은 ‘성년의 날’, 21일은 ‘부부의 날’까지 있기에 이것들을 모아서 제정한 것이 아닌가 싶다. 2010년에 설립된 ‘여성가족부’도 가족의 중요성과 다문화가족들의 후원과 관리, 그리고 보호정책을 강화하기 위하여 설립된 것이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와 같이 UN, 정부 등에서 겹겹으로 가정을 보호, 관리하고 있지만 현실은 너무나도 다르다. 결혼한 사람 중 50% 이상이 이혼을 하면서 여기에서 파괴된 가정이 기하급수로 늘어나면서 노인학대, 어린이의 교육과 육아문제의 근원이 되고 있다.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모든 문제들이 건전하지 못한 가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들이 대다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최근 인구감소의 문제만 보더라도 늦은 결혼과 이혼이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는 상태다.
더욱 가증스러운 것은 아이를 낳는다해도 한명 아니면 두명정도만 낳고, 왕자나 공주처럼 키우고 싶기에 부모의 갈비뼈가 부러지고 허리도 굽을 정도로 많은 힘이 들고 있다. 이보다 더욱 어려운 것은 교육이다. 3~4세가 되면 ‘어린이집’을 비롯하여 유치원,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남의 아이들에게 뒤쳐질까봐 최고급품으로만 입히고 먹이며 휴대폰까지 손에 쥐어 주어야 부모의 마음이 안도감을 갖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이렇게 왕자나 공주와 같이 가정에서 자란 청소년들이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다가 취업, 결혼을 자포자기하고 방문을 걸어 잠근채 컴퓨터나 휴대폰으로 소일하다가 우울증 등을 앓기도 한다. 막상 사회에 나와 보면 자기가 자라면서 받은 왕자나 공주와 같은 대접은 고사하고 살벌한 국면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명심보감’(明心寶鑑) 에도 정심, 수신, 제가(正心, 修身, 齊家)라 했다. 즉 마음을 바르게, 몸을 닦고, 집안을 편하게 한 것이 인간의 기본이라 했다. 자기 집안의 관리도 못한 채 사회생활을 한다고 나서면 본인도 부끄러운 일이며, 상대방도 피곤한 사건이 될 것이다. 소위 주제파악을 못한 꼴이 되는 것이다.
노인 학대, 어린이 유기 등의 사회적 사건들이 가정의 불화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법적으로는 물론 도덕적으로 예방이 되는 정책을 연구 개발하여 실시해야 할 것이다. 하나의 방법을 제시하자면 가정을 모범적으로 잘 관리한 가정은 정부에서 크게 포상하여 우리 모두가 귀감이 되도록 했으면 싶다.
/양복규 명예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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