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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창업의 달콤한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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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각 호남주류 대표

며칠 전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한 ‘테라-루나(UST) 폭락사태’로 인해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업체 대표를 고발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테라-루나 사태’는 한국산 가상화폐인 ‘테라’와 ‘루나’가 하루 만에 119달러에서 1달러 채 되지 않는 휴지조각이 되어버린 사건이다. 이에 대표적인 유행성 암호화폐 중 하나인 도지코인의 공동 창업자 빌리 마커스는 SNS를 통해 ‘테라-루나’ 사태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도지코인 또한 작년에 폭락사태를 겪으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은 적이 있다. 암호화폐에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과 시장 상황들로 미루어봤을 때 암호화폐 시장은 아직까진 매우 불안정하다는 것에 대다수가 동의할 것이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조치 이후로 불안정한 암호화폐 시장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시장이 있다. 바로 ‘창업 시장’이다. 

 

2년간의 코로나 팬데믹으로 유통, 교육, 서비스 등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가 생겼으며, 외식업의 소비형태가 재편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탈(脫)배달’ 현상을 들 수 있다. 영업시간 및 인원 제한 조치가 모두 해제된 4월 18일부터 30일까지 배달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일반음식점 매출이 12% 감소했다. 또한,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배달앱 3사의 총 이용자 수가 전월 동기 대비 11% 감소했으며, 배달 주문은 약 2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호황을 맞았던 배달업계가 정부 방역지침 전환으로 수요 급감이라는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이러한 ‘탈(脫)배달’ 현상으로 인한 이탈 인구가 창업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소자본 창업 행렬에 합류한 것이다. 전문 프랜차이즈 업계에 의하면 최근 몇 달 동안 배달업 종사자들의 문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주류업계 또한 창업 컨설팅 및 신규 납품 상담 중 배달업 종사자들의 비중이 전년 대비 10~20% 증가하고 있다. 배달업체 특징상 낮은 진입장벽에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높은 급여와 원할 때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는 유연한 근무환경에 익숙해진 이들이 기존의 고착화된 업무 형태에 다시 적응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저 돈을 쫓기 위한 일부 단순한 회피성 창업이 그들에게 새로운 요람이 될지 무덤이 될지는 신중하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창업 시장이 과거와는 다른 형태를 보여 연일 불안정한 형태를 보인다. 과거에는 자신의 업(業)과 생계를 위해 다년간의 경험과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시작하는 ‘독립 창업’의 형태가 많았다면 최근 몇 년간은 다양한 프랜차이즈 업체의 등장으로 낮아진 창업 문턱과 정부의 창업지원으로 일명 ‘어부바 창업’의 형태가 많아지고 있다. ‘어부바 창업’은 사회적 경험이 적은 청년층에서 많이 나타난다. 좁아지는 취업 문턱과 자기주도적인 노동 가치관의 변화가 청년층을 창업 전선으로 이끈 것이다. 이런 현상이 그저 유행을 좇거나 대박을 꿈꾸는 성격이 강하게 느껴져 긍정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우리나라의 창업 시장은 10년 이내 폐업률이 80%가 넘을 정도로 리스크가 큰 시장이다. 시장 트렌드와 소비자 심리의 변동요인이 과도하게 많기 때문이다. 창업으로의 진출이 쉬워졌다고 하더라도 그 준비 마저 소홀히 한다면 정작 어부바가 끝나 혼자 나아가야 할 때 원치 않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보다 철저한 준비와 리스크 대비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암호화폐 시장이 불안정한 이유는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창업도 마찬가지이다. 창업은 망망대해를 항해하며 폭풍우를 뚫고 가는 것이다. 단순히 수익을 내기 위해,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 남들이 하니까 유행처럼 몸을 맡기는 정도로 받아들인다면 신대륙에 도착하기도 전에 난파되고 말 것이다. 진출하는 분야의 업(業)을 경험해보고 그 가치를 진실로 받아들인다면 어느새 세찬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송민각 호남주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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