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3·9대선에 이어 6·1 지방선거가 끝났다. 이번 두 차례 선거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실망도 컸다. 선거 후유증으로 피로감이 높다. 누가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 했나 의아하다. 선거의 과정에서 불거진 아름답지 못한 사례들이 큰 태풍에 손도 쓰지 못한 뒷자리와 같다. 그래도 민의를 반영한 결과에 대해서는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교육가족에게 최대의 관심은 교육감 선거였다. 혹자는 교육감 선거에서 누가 되든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무관심이 상책이라며 ‘강 건너 불구경’하듯 쉽게 말한다. 그 단적인 예가 이번 투표에서 여실히 나타났다. 교육감 선거에 대한 투표율도 낮았지만, 무효표가 너무 많았다. 교육감은 지역교육에 관련된 교육자치를 실현하는 수장이다. 그래서 누가 교육감이 되느냐에 따라 지역교육의 방향과 정책이 달라진다. 우리 지역도 이번 선거를 통해 유능한 교육역량과 풍부한 교육경험을 지닌 새로운 교육감을 맞이하게 되었다. 변방의 교육가족으로 축하와 함께 새로운 전북교육의 기대를 담아본다.
먼저, 편향되지 않은 교육관으로 사고의 경계를 넘나들 수 있길 바란다. 지난 12년 동안 전북교육은 이념에 편향된 교육관으로 교육의 방향성을 잃었다고 볼 수 있다. 교육에는 진보도 보수도 없다. 그 자체가 이분법적인 사고이며, 낡은 유물이다. 지혜로운 사고의 시작은 경계로부터 시작된다. 돌담 안과 밖을 보는 혜안으로 전북교육의 새로운 지평선을 기대해 본다.
다음은 일관된 정책만큼이나 그로 인해 소외된 부분이 없는지를 살펴야 한다. 새 교육감은 학생중심의 미래교육을 강조했다. 교육현장의 실태를 명확하게 진단하고, 이를 근거로 미래교육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길 바란다. 반드시, 교육의 수장은 소외된 부분에 절반 이상의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이들의 학력신장과 더불어 소외된 아이들에 대한 정책도 함께 추진했으면 좋겠다. 이를 통해 모두가 만족하는 행복한 전북교육을 기대해 본다.
그다음은 능력과 전문성에 근거한 공정한 인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모든 불만의 시작은 인사에서 비롯된다. 불만을 없애기 위해서는 인사에서 무능력과 기회주의, 학연과 지연, 혈연 등을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 게다가 청렴은 기본과 원칙이다. 그래야 유능한 인재가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조직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그다음은 진정성이 담긴 교육행정을 구현해야 한다. 진실하고 참된 교육행정의 구현을 통해 학생 중심의 미래교육을 설계해야 한다. 교육행위는 보여주기식의 쇼가 아니다. 그동안, 우리는 ‘교육백년대계’라는 말이 무색하듯, 뿌리도 없는 낡은 교육 이론과 주의에 빠져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으며, 진정성을 담지 못하는 교육 현실에서 각자도생하며 우왕좌왕했다. 때론 자가당착에 빠진 유혹이나 패거리의 옹벽에 갇혀, 어떤 진실도 볼 수 없는 암담한 현실에 분노했다. 그곳에 진정성은 없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쓴소리 마다하지 않은 소신 있는 소생(小生)이 아니겠는가? 진정성이 담긴 신바람 나는 교육 현장을 거듭 기대해 본다.
새 교육감에 대한 기대는 크고 높다. 일방적인 기대는 짝사랑이다. 기대만큼, 응원과 협력이 필요하다. 교육현장이 자신의 꿈과 희망을 키우는 학생, 헌신을 통해 보람을 찾는 교직원, 믿음을 통해 만족하는 학부모, 협력을 통해 상생하는 지역사회로 거듭나길 바란다.
/강일영 더불어교육혁신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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