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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서민과 청년에게 공공임대주택 늘려 꿈과 희망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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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식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전북도지부장​

조선후기 홍세태가 지은 “김영철전(傳)”이라는 소설이 있다. 명나라와 후금(청)이라는 강대국 틈새에서 약소국으로 삼전도(三田度) 치욕 등을 겪으며 전란(戰亂)이 가져온 조선 민중의 애환을 지극히 사실주의적인 기법으로 그려 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를 받고 있다. 

간단히 요약하면, 김영철은 서관(西關)의 양인 출신 토병(土兵)으로, 열아홉 살에 조선과 명나라의 연합군으로 징발되어 후금과 전쟁에 동원되었다가 멀리 이국땅에서 포로가 되면서 혹독한 곡절이 시작된다. 

13년 동안 후금과 명나라에서 각각 혼인을 하고 자식들까지 두게 된다. 그러나 고국으로 돌아가겠다는 일념으로 세 번에 걸쳐 귀환을 시도한 끝에 중국을 탈출하여 비로소 고국 땅을 밟는다. 그리워하던 부모님을 만나게 되었고 조선에서 세 번째 결혼까지 하게 되어 자녀도 둔다는 이야기가 이채롭다. 

그 후 84세를 일기로 세상을 하직하고서야 19세부터 진 군역(軍役)을 비로소 면제받을 수 있었다는 줄거리이다. 비록 소설 형식이어서 완벽하지는 못하겠지만 그 대상을 유추해 보는 자료로써 유의미한 암시를 제공하고 있다.

명청(明淸) 교체기라는 참혹한 전란 시기에 더구나 포로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인륜의 대사인 가정을 꾸리는데 세 번이나 가능했다는 점은 지금의 처지로 볼 때 경이롭기까지 하다.

삶의 터전인 보금자리 마련이 난감해서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당하는 삼포(三抛) 세대라는 작금의 슬픈 자화상과 비교해 보건대 어쩌면 환란의 전란 시기보다 나을 게 없다는 자조 섞인 역설이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입고, 먹고, 주거의 의식주(衣食住)는 생명유지와 종족보존이라는 대명제에 필수 요인이다. 의식주 확보 능력이야말로 성인(成人)으로 발돋움하는 기본이기도 하다. 

특히 결혼과 출산을 위한 주거공간의 불안과 소외는 삼포(三抛)를 강요하는 근원적인 원흉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래서 경제 사회적 돌림병 직격탄인 전, 월세 대란은 그 심각성이 크다 할 수 있다. 

전, 월세 대란이 심각하게 표면화된 것은 2012년부터이다. 

주택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에서는 빚내서 집을 사는 사람들에게는 크나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전세가는 매매가를 넘을 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역전으로 발생하는 깡통전세를 피하고 높은 금리에 맞서 전세가 줄고 월세의 비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소득이 좋아진 것도, 인구가 늘어난 것도 아닌데 주택 거래량이 2020년 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그러나 지금 현실은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다. 

하우스푸어가 되느냐, 아니면 깡통전세에 대한 독박을 쓰느냐의 양자택일 곤경에 빠졌다. 

공공성이 아닌 기업형 임대주택은 한마디로 빨대형 고가 월세로 늑대 대신 호랑이를 만나는 꼴이다. 

매번 악순환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의식주 독립을 위해 몸부림치는 젊은 세대에게 주거공간 확보 희망이야말로 연애, 결혼, 출산을 가능케 한다. 

삼포(三抛)라는 절망적 고리는 먼저 공공성 임대주택에서 그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다. 의사 결정 단위의 담당 주체를 교체, 바로 세우고 견제하는 일이 바로 정치의 산물이다. 강자는 어떻게든 살아남는다. 

약자들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치가 존재하는 이유이다. 

삼포(三抛)에 갇힌 젊은이들이 주거문제를 가지고 미래지향적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공공 임대주택 확대와 일자리 창출은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고도 시급한 현안이다.

젊은 세대들에게 춤을 추게 하자. 공공임대주택이라는 춤판을 만들고 일자리라는 신나는 음악을 틀어 주어야 한다. 우리 모두 현대판 주거 난민 김영철을 깨고 공정과 상식에 맞는 정책이 절실히 필요할 때다. 

/노동식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전북도지부장​

△노동식 지부장은 한국부동산원 주택·상가 임대차 분쟁조정위원, 제4대 전주시 부동산 평가심의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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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임대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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