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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화백의 미술 이야기] 예수는 사기꾼이다? - 프란시스 피카비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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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is Picabia, 얼굴 풍경/사진=artic edu 홈페이지

술과 마약만이 전부이다. 전통이고 정상이라는 낱말들은 잊은 지 이미 오래다. 혼돈의 탁류가 온 세상을 덮고 있는 듯하다. 

쟝 콕토는 변기 속에 들어 있는 물에 술을 타서 권하고, 뒤샹은 성기에 가짜 수염 하나만을 달랑 달고 춤을 추며 결혼식을 치른다. 발레 치마는 여인의 머리에 두건처럼 둘러지고 여자들의 겨드랑이 털을 깎는 질레트 면도기가 신문 광고를 장식하며, 호모 섹스가 사회의 정당성을 인정받는다.

오스카 와일드가 선정한 시대의 중요한 두 여성 ‘퀴리 부인과 샤넬’ 중의 하나인 샤넬은 짧은 머리, 가슴과 소매가 없거나 짧은 치마를 유행시키고 정숙해야 할 여인들의 잘 다듬어진 손가락 사이에는 담배가 끼워져 있다. 못 사는 사람들이 더욱 경멸되고 돈이라는 것은 오직 쾌락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만 필요하다. 축제, 젊음, 쾌락, 열광, 도전, 그리고 환멸, 불안, 회한 등의 낱말만이 존재한다. 

1929년 노아이유 자작 내외에 의하여 전통적인 복장을 하지 않도록 권유받은 축제에 참석한 초대객들의 모습을 보면 그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알루미늄 가방 껍데기, 깃털이나 짚으로 둘러쓴 옷, 심지어 모리스 작스 같은 사람은 수 킬로그램에 달하는 조약돌을 주렁주렁 매달고 나오기도 했다.

키가 크고 마른 체형의 화가인 쟈크 비용과 조각가인 레이몽 뒤샹을 형으로 두었고, 회화보다는 문학에 더욱 심취해 있던 마르셀 뒤샹은 취미 삼아 아카데미 줄리앙에서 그림을 배우고 몇 점의 인상주의식 그림을 그것이 어떻게 그려지는가 보려고 제작해 보고는 인상주의를 한물 간 민속자료쯤으로 간주해 버리는 오만이 된다. 그런 냉소적 상황에 매료당한 피카비아가 나중에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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